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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자까 Apr 01. 2024

다시 시작된 기록입니다. 다친 몸을 이겨낼 마음으로요.

1. 오랜만에 쓰는 블로그 일기다. 2024년 1월 27일 심하게 다친 나는 크게 수술을 했다. 3주 넘는 시간 동안 제대로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중환자실에서는 팔다리가 침대에 묶여 고정되었기에 누워만 있어야 했다. 핸드폰을 보거나 거울을 볼 수 없었다. 허리와 머리가, 특히 머리 왼쪽 뼈가 얼마나 흉측한지 전혀 알 수 없었다. 하루 종일 누워서 24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그래서 나는 ‘꿈인가’ 생각하다 자고 일어나면 ‘왜 아직도 안 깨지. 또 꿈을 꾸네’ 그저 이렇게 생각했다.


처음엔 가족들에게 각종 헛소리를 내뱉었다. 엄마에게는 아빠라고 불렀다. 나보다 나이가 어린 남편은 늘 여보라고 불렀는데(또는 별명인 뚱목이) 오빠라고 했단다. 꿈이니까 깨워달라고 했다가, 나가게 해달라며 성질을 내거나, 승무원 준비생들 만나러 가야 한다고 화를 냈다고 한다. 제대로 기억나지는 않는다. 가족들이 전해준 말이다.


2. 뇌출혈과 뇌부종이 심각했던 나는 개두술을 하였다. 개두술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으로는 경련, 신경 손상, 의식 및 인지기능 저하 그리고 마비, 혼수상태,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나 역시 머리를 크게 다쳤기에 출혈이 심하여 추후 언어장애, 인지장애 더 나아가 청각장애, 벙어리까지 피할 수 없을 것이라 언급되었다. 특히 언어기능을 담당하는 좌뇌 손상이 95%에 달해 매우 우려되었다.

수술 후 중환자실에 들어간 나는 며칠 동안 의식 없이 잠만 잤다고 한다. 말하기를 시작했을 때는 몹시 당혹하며 혼란한 듯 보였고, 언어장애가 심하게 보였다고 한다.


3. 지금은 다치고 수술한 지 2달이 지난 시점이다. 초반에는 분명 심각하게 언급된 언어장애였지만, 나는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서 원래 말하는 방식으로 돌아온 상태다. 얼마 전부터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영상을 시작했더니, 언어장애 같지 않다는 댓글도 많이 볼 수 있었다. 당연히 언어치료와 작업치료를 받고 있지만, 어떤 부분이 부족하다고 판단되어 공부하고 있는지는 추후 밝힐 예정이다.



4. 일기를 노트에 써왔는데, 한 번씩 건너뛰는 날을 피할 수 없었다. 오전 8시 2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연속되는 재활치료에 힘들었다. 물리치료와 언어치료, 작업치료는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이어졌다. 와중에 머리 통증은 매일, 매 순간 지속되었다. 다음 수술을 받기 전까지 머리가 계속해서 아픈 건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짧게나마 블로그에 기록을 남기려고 마음을 다잡았다. 남편은 곧바로 집에 있던 나의 아이패드를 가져다주었다. 짬짬이 시간이 날 때마다 매일 조금씩 기록을 남기려고 한다. 그래야만 나는 현재의 몸과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믿고 있다.


https://www.youtube.com/shorts/t4RNqjLFNN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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