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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자까 Oct 18. 2024

주치의랑 아빠가 나눴던 흔치 않은 대화

지난주 병원에서 CT와 엑스레이 검사를 받았습니다. 주치의 선생님과의 면담에서, 선생님은 지난날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은빈님이 응급실에 있었을 때, 수술 전에 저는 가족에게 말씀드렸어요. 살아날 확률은 20~30%입니다. 살아나더라도 말을 잘 못할 겁니다. 이럴 때 보통 가족들은 울거나 화를 내며 살려달라고 외치는데, 은빈님 아버님은 담담하게 말씀하시더군요.


'살아날 확률은 100%잖아요? 100%!'


그래서 제가 '100%가 어딨어요!' 이렇게 말했지만, 아버님은 끝까지 감정을 억누르셨습니다. 그 순간이 지금도 제 마음에 깊이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진짜로 은빈님, 지금 이렇게 살아 계시고, 말씀도 잘 하시잖아요?”


이 이야기를 듣고 병원을 나설 때, 아버지를 바라보며 마음이 뜨거워졌습니다. 아버지는 언제쯤 화를 내고, 진솔한 감정을 드러내실까요? 그런 모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앞으로도 볼 수 있을까요?


아버지의 침착함 속에 담긴 사랑과 걱정이 저를 얼마나 지탱해 주었는지를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https://youtube.com/shorts/9kLDM6fvVU8?si=b6iT0ZYVMC58Rb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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