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집필하던중 내포신도시에서 버스에 올라

While Writing a Book, I Got on a Bus in

by 지누리즘

While Writing a Book, I Got on a Bus in Naepo New Town

그날이었다

버스는 한참을 멈춰 있었다.
내포 신도시에서 강남 고속버스터미널로 향하던 길,
출발한 지 10분쯤 지나
기사님은 전화를 받더니
초원 옆 공터에 차를 세웠다.
처음에는 모두 조용했다.


대중교통은 오래 멈추지 않는다는
당연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5분, 7분,
그리고 10분이 넘어가자
차 안의 공기는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거 같다는 분위기였다


“왜 이렇게 늦어…”
“기사님도 별말없고…”
낮은 목소리들이
바닥에 깔리듯 퍼졌다.
그러다 20분쯤 지났을 때,
잘 차려입은 한 여성이
급히 버스에 올라탔다.


“아이고, 다행이다…”
그녀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지정 좌석에 앉았다.
버스는 다시 출발했다.


하지만 이미 한 번 흔들린 공기는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사람들의 시선이
한곳으로 모였다.
늦게 탄 그녀였다.
처음에는 작은 웅성거림이었다.
그러나 그 시선은 곧
말이 되었고,
말은 곧 감정이 되었다.


“미리미리 준비했어야지.”
“이렇게 사람들을 기다리게 해요?”
그녀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딸내미 결혼식이라 꼭 가야 돼서…”
하지만 그 말은
이해로 이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불씨가 되었다.


또 그녀는 말을 이었다
“…어제 늦게 자서…”
그 순간,
앞쪽에 앉아 있던
경상도 아주머니가
참았던 감정을 터뜨렸다.
“나는 그런 일 있으면 잠도 안 자, 이 사람아!”
버스 안의 공기가
단번에 갈라졌다.


그 한 문장은
단순한 화풀이가 아니라
이 상황 전체를 향한 선언처럼 울렸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또 다른 말들이
연이어 날아왔다.


“미안하단 말도 없이 그렇게 앉아 있으면 됩니까?”
“기다릴 거면 말이라도 했어야지.”
그제야,
아주 작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죄송해요…”
하지만 이미 한 번 터진 감정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그날 이후,
내 머릿속에는
그 한 문장이 남았다.
지워지지 않는 문장처럼.


“나는 그런 일 있으면 잠도 안 자, 이 사람아.”
지금 나는 글을 쓴다.


"난 집필할때는 잠도안 자, 이 사람아"


하루 스무 시간 가까이
문장을 붙잡고,
생각을 밀어 넣고,
다시 뜯어내며 시간을 보낸다.


밥은 서서 간단히 먹지만
나름의 질서를 지킨다.
과일과 야채,
단백질,
그리고 마지막에 탄수화물과 지방.
많지 않지만
몸이 원하는 방식으로 채운다.


그리고 조깅.
하루 10분, 20분.
짧지만
그 시간은 내게
생각이 터지는 순간이다.


달리다 문장이 떠오르면
곧바로 내려와 적고,
다시 뛰고,
다시 적는다.


그 반복을
다섯 번 이상 이어간다.
정신없이 오가지만


그 안에서
생각은 더 선명해진다.
그리고 문득,
그날의 그 말이 떠오른다.
“나는 그런 일 있으면 잠도 안 자, 이 사람아.”


이제는 안다.
왜 그 문장이
내 안에 남았는지.
나는 지금
같은 방식으로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글을 쓰느라
잠을 줄인다.


이 글이
세상에 단 하나의 파장을 남길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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