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tivated by Writer Jinwoo on Brunch
--글을 써온 길에서 브런치로 세상과 연결됐다--
나는 오래전부터 글을 써왔다.
특별한 계획이 있어서라기보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그냥 흘려보내기 아쉬워 기록하기 시작했다.
어떤 날은 삶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고,
어떤 날은 사람의 마음과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으며,
또 어떤 날은 내가 오랫동안 해온 경험들이 자연스럽게 글이 되었다.
그렇게 떠오르는 생각들을 메모장에 하나둘 적어 내려갔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라기보다
그저 내 생각을 정리하고 스스로에게 남기는 기록에 가까웠다.
시간이 흐르면서 글의 양도 제법 많아졌다.
어느 순간 돌아보니 메모장 속에는 꽤 방대한 글들이 쌓여 있었다.
하지만 그 글들을 어떻게 세상과 나눌 수 있는지 나는 잘 알지 못했다.
출판을 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어디로 연락을 해야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글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래서 그저 혼자 쓰고,
혼자 읽고,
혼자 만족하는 글쓰기였다.
그러던 어느 날 서울에 사는 친누나가 내게 말했다.
“브런치라는 앱이 있는데, 거기에 글을 한번 올려봐.”
그 말을 듣고 처음으로 브런치를 알게 되었다.
브런치는 카카오에서 만든 글쓰기 플랫폼으로
2015년에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다.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이라는 철학으로 만들어진 플랫폼이다.
단순한 블로그와는 조금 다르다.
누구나 가입은 할 수 있지만 글을 발행하려면 작가 신청을 통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브런치에는 비교적 깊이 있고 진솔한 글들이 많이 모여 있다.
지금도 수많은 작가들이 이곳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다.
나는 즉시 작가 신청을 했다.
내가 써온 글 몇 편을 골라 첨부하고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약 3일 뒤
브런치에서 작가 승인을 받았다.
그 순간부터 나는 브런치에서 글을 쓰는 작가가 되었다.
브런치를 사용하면서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이곳이 단순한 글쓰기 플랫폼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수많은 작가들이 함께 글을 쓰고 있고
각자의 생각과 경험을 진솔하게 나누고 있었다.
누군가는 삶을 이야기하고
누군가는 철학을 이야기하고
누군가는 자신의 직업과 경험을 글로 풀어낸다.
그리고 그 글들 사이에는
공감과 응원이 자연스럽게 흐른다.
또 하나 인상적인 점은
내가 관심 있는 작가를 팔로잉하면
그 작가의 글을 거의 실시간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책 한 권이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꽤 긴 시간이 필요하다.
작가는 원고를 쓰고, 출판사는 그것을 편집하고 제작하며,
책은 인쇄되어 서점으로 배포되고
독자는 서점에서 그 책을 발견하고 펼쳐 보게 된다.
그 과정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흐른다.
하지만 브런치에서는 전혀 다른 경험이 펼쳐진다.
어떤 작가는 자신의 서재에서 글을 쓰고,
어떤 작가는 카페에서 생각을 정리하며 글을 올리고,
또 어떤 작가는 집 침대에 앉아 방금 떠오른 생각을 글로 정리한다.
그리고 그 글이 발행되는 바로 그 순간,
그 작가를 팔로잉하고 있는 독자의 휴대폰에는
새 글이 올라왔다는 알림이 도착한다.
작가가 글을 올리고
몇 초 뒤, 혹은 몇 분 뒤
독자는 그 글을 바로 읽게 된다.
어쩌면 작가가 글을 막 완성해 올린 바로 그 시간에
독자가 동시에 그 글을 읽고 있는 셈이다.
이것은 종이책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아주 특별한 글의 만남이다.
그래서 브런치에서는
지금 막 탄생한 생각을 바로 만나게 되고
지금 막 정리된 이야기들을 바로 읽게 된다.
그 따끈한 글을 읽는 재미와 감동이
브런치가 가진 큰 매력 중 하나다.
그래서 브런치는 늘 살아 있는 공간처럼 느껴진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글을 쓰고 있고
누군가는 그 글을 읽으며 생각을 나누고 있다.
이곳에서는 글이 단순한 기록으로 끝나지 않는다.
글은 공감이 되고
관계가 되고
연결이 된다.
브런치의 또 하나의 장점은
글을 연재 형식으로 묶어 갈 수 있다는 점이다.
하나의 주제로 글을 이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하나의 책처럼 이야기가 쌓인다.
그래서 실제로 브런치에서 시작된 글이
종이책으로 출간되는 경우도 많다.
초보 작가에게도 문이 열려 있고
이미 이름이 알려진 작가들도 함께 활동하고 있다.
그 속에서 서로 배우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나 역시 지금 브런치에서 여러 글을 연재하고 있다.
20년 넘게 드럼을 가르치며 얻은 경험을 담은 드럼 인사이트,
스토아 철학을 삶 속에서 풀어보는 스토아 삶을 빚다,
그리고 어린 시절의 경험과 심리가 삶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글들.
각기 다른 주제이지만
모두 내가 살아오며 생각해 온 이야기들이다.
그리고 그 글들이 이제
메모장 속에서만 머물지 않고
세상과 연결되고 있다.
브런치를 통해
내 글은 누군가에게 읽히고
누군가에게 공감이 되고
누군가에게 작은 생각의 계기가 된다.
무엇보다도
내가 써온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글을 쓰는 기쁨은 원래부터 있었다.
하지만 그 글이 세상과 이어질 때
그 기쁨은 훨씬 더 깊어지고 넓어진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브런치에 글을 쓴다.
오랫동안 써온 글의 길 위에서
브런치는 나의 글을 세상과 연결해 준
아주 따뜻한 다리가 되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