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

글쓰기 모임을 나갔던 첫 날

by 태이림

비가 온 뒤, 창 밖에 보이는 풍경은

흐릿한 하늘 아래 초록의 푸르름이 더 진해져 있었다.

에어컨이 최대 출력으로 뿜어졌던 차 안을 나와보니

꿉꿉하고 습한 더위가 몸을 감쌌다.

여름의 양면성 중 한 면을 알 수 있었던 날씨였다.


10년 만에 찾아온 학교 앞은 많은 것들이 변해있었다.

한창 공사 중이던 곳은 걷기 좋은 공원으로 변해있었다.

습하지만 푸르름이 가득한 공원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갔다.


더위를 피하는 사람들과 가벼운 운동을 하는 사람들

음료를 두고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까지

저마다의 이유로 길은 채워지고 있었다.


푸르름은 언제나 시작과 활기가 넘친다.

길게 드리워진 공원 사이에 산책로가 있었고

공원 근처에 생긴 크고 작은 상가가 묘하게 활기를 더했다.

나는 이러한 변화를 볼 수 있었던 오늘의 기회가 문득 감사했다.


생각해보니 이 계절, 이 시간에 이 곳에 있었던 적이 없었다.

퇴근 후, 수업에 늦지 않기 위해

헐레벌떡 강의실로 뛰어 들어갔던 기억이 대부분이었다.


처음은 언제나 그렇듯이 긴장됐다.

무거운 나무 문을 열자 새로운 공간이 보였다.


낡은 종이의 향기와 쌉싸름한 커피 향이 짙어 있었다.

책에 집중하는 사람들의 눈과 조용한 대화의 나른함이

주말의 오후라는 것을 얘기해주고 있었다.

책이 모여있는 곳이 주는 편안함에 긴장이 한층 내려갔다.


낯선 사람들과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그날의 주제에 따라 각자의 글에 집중했다.


서로의 글을 보면서 짧은 소감을 나누었다.

혼자서만 썼던 글을 누군가가 보고 이야기를 해준다는 것이

아무도 모르게 감추고 있었던 일기장을 내놓는 것 같아서 어색했다.


소감을 나누면서 가벼운 농담이 이어지기도 하고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똑같은 글이라도 생각을 하고 마음에 담는 표현은 저마다 달랐다.

어떤 식의 표현이든 그 무엇하나 같은 것이 없이 자유로웠다.


글에는 사람이 있다.

글의 길이와 상관없이 말과는 다른 표현의 스스로가 있다.


저마다 훔쳐보는 일기장과 같은 글 속에서

어떤 날은 생각을 어떤 날은 응원을 어떤 날은 위로를

그리고 어떤 날은 무엇을 하게 될 지 기대됐다.


나는 글을 쓰는 중이다.

작가의 이전글엄마 밥이 먹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