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을 먹을 때면, 다리는 어쩐 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중요한 것이 된다.
그리고 손윗 사람이나 상사나 중요한 사람들에게 권유되고 그들의 접시 위로 옮겨진다.
돼지고기나 소고기는
부위 별로 그 대우가 다른 것은 아닌데
치킨은 왜 부위 별로 대우가 달라진 것일까
그저 잘 염지된 닭 한마리를 튀겨서 먹는 메뉴인데
부위가 달라도 닭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데 누가 닭에게 계급을 나누어주었을까
단지, 음식일 뿐인데 부위 별로 다른 대우에 어쩐지 서운하다.
다리, 날개, 가슴살 등을 모두 덜어주고 나면
늑간살과 목과 같이 남아있는 부위를 대충 집어
비어있는 내 앞에 접시에 놓이고 나면 자리가 즐겁게 이어진다.
당연한 것은 없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내게 무언의 소리가 들렸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일이었는데 그때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말하기보다는 순응하는 것이 편했던 나는 그런 모습의 사람이 되었다.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대수롭지 않게 되었을 때,
그것은 익숙한 것이 되었다.
새로 입사한 어린 여직원이 회식 자리에서
메뉴판을 펼쳐 흔들면서 얘기했다.
"저는 날개 좋아해요. 윙봉 하나 시키면 안돼요?"
잠깐의 정적이 흐르면서 그녀를 일제히 쳐다보았다.
분위기를 살피며 큰 눈을 굴리는 그녀의 손에 있던 메뉴판을 받아들었다.
"나도 날개 좋아해.
저희 회식비 여유 있으니까 하나시키고 팀장님은 양념드실거죠?"
나도 먹을 줄 안다고. 날개도. 다리도. 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