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nday Jul 09. 2024

내 인생은 내 직업보다 크다

스트레스는 어디에서 오는가.

물론 사람마다 스트레스의 원인은 다양하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본질적으로 스트레스는 내가 만든다.

스트레스는 내가 만든 판타지로부터 온다.


스트레스는 내가 정한 (이상적인 상태, 판타지, 비합리적 신념, 스스로 정한 기준)으로부터 온다.

그것을 도달하지 못하는 열등감으로부터 온다. 

스스로를 자책하는 마음에서 온다. 



멋지게 발표하는 모습을 꿈꿨지만 실패해서...

갓 들어온 신입에게 완벽하게 일을 처리하는 선배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해서...

다이어트에 성공해서 멋지게 뱃살 뺀 모습을 기대했지만 거울 앞에는 왠 아저씨가 있어서...

30대면 1억은 있어야지라고 생각했지만 통장에는 1천만원 남짓밖에 없어서...

나정도면 서울대, 연고대는 갔어야 됐지만 그렇게 하지 못해서...


스스로 이상적인 상태를 만든다.

그리고, 현실과 비교한다. 당연히 현실과 이상은 거리가 멀다.

'왜 도달하지 못하지?' 스스로를 책망한다. 이것을 반복한다.

즉, 기준이 너무 높아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다.


당연한 말이지만 기준을 없애고, 조그만 행동이라도 하는게 낫다.

완벽한 그림을 그리지 못해서 그림을 안그리고 1년이 지난 것과

낙서라도 좋으니 조금씩 그리며 1년을 보낸 사람과

당연히 후자가 현명하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대부분 전자의 사람처럼 살아간다. 나도 그렇다.


최근 인사이드아웃2도 보았다.

잘해보려고 미친듯이 열심히 하는 '불안이'는 결국 파국을 맞게 된다.

스스로 일어나지도 않을 미래를 예상하고 준비한다. 

목표까지는 갈 길이 멀어서 조급하다. 편법을 찾게 된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냥 미래를 예측하지마! 불안해 하지마 어차피 일어나지도 않을 일이잖아!'라고 

속으로 외치는 나를 보았다..

내 인생을 객관적으로 보는 순간이었다.

'그래.. 미래를 예측하면서 불안하기보다는 지금 하는 것 열심히 하자..'

답을 알고있으면서도 답을 굳이굳이 그 길을 빗겨가는 나였다. 


'이것만으로도 괜찮다'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꼭 서울대 못가도 다른 대학에도 재밌는 삶이 존재한다.

다이어트는 실패하지만 그래도 지치지 않고 도전하는 내가 있다.

전문직을 못하고, 대기업에 못가도 지금도 나름 꽤 괜찮다. 

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살 수 있고, 친구들에게 술 한 잔 살 돈이 있다.

이것만으로도 꽤 괜찮다.



조금만 더 욕심을 내본다면

'감사하고 만족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결국 내가 스스로의 모습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모든 것은 지금 여기서 시작한다. 그리고, 감사는 할수록 감사할 일이 더 많아진다.

성공한 다음에, 돈을 많이 번 다음에, 시험에 합격한 이후에 장밋빛만 펼쳐지지 않는다.

하지만, 성공 이후에 고민 없는 삶이 펼쳐질 것이라 판타지를 가지고 산다. 

그러니 '지금 이것만이라도 감사하다'라는 태도가 필요하다.


지금 이 정도 외모도 감사하고,

지금 이 정도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지금 친구들과 맥주 한 잔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애초에 우리 인생에서 진짜 가지는 것도, 진짜 잃는 것도 없다.

지구별에서 잠시 월세처럼 살다가 떠나게 된다. 

죽으면서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은 추억 하나밖에 없다. 

이렇게 생각하면 굳이 뭔가를 가지려 용쓸 필요도 없고,

누군가 나를 떠난다고 해서 크게 슬퍼할 것도 없다.

가질 것도, 잃을 것도 없다.



진실로 이 세상은 나 혼자 사는게 아니라서 계속해서 문제라는 것이 생긴다.

갈등, 고민, 번뇌, 어려움 등은 어차피 살면서 계속 생긴다.

돈을 많이 가졌다고 해서

지위가 높다고 해서

잘생기거나 예쁘다고 해서

몸매가 좋다고 해서 모든 고통과 고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탈출을 꿈꾸는 탈옥수가 탈옥하면 고민 없는 행복한 삶만 펼쳐질까?

절대 아니다. 우리가 그렇게 살고 있지는 않은가?

스스로 감옥을 만들고 여기만 탈출한다면 행복해질 것이라 생각하는게 아닐까?


대학만 간다면

취직만 한다면

결혼만 한다면

승진만 한다면


그렇다고 해서 행복한 삶이 펼쳐지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가 알고있다.

그러니 지금, 여기서 잘 살아보자

행복을 너무 미루지 말고 누리면서 살아보자.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해서 괴로움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좋아하는 일을 못하고 있다고 해서 시름에 빠질 필요는 없다.

집착할 필요도 없다. 내 인생은 내 직업보다 크다.

작가의 이전글 아침에 찌뿌둥하게 일어나고 행복을 바라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