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하면 행복한 일만 있을까?

반지수 작가님 북콘서트를 다녀와서...

by Sunday

나에게는 그림 은사님이 한 분 계시다. 바로 '반지수'님이다.

그분의 클래스 101 수업을 듣고 본격적으로 아이패드 드로잉을 시작했다. 벌써 5년 차 취미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사람이다. 벌써 5년이라니 시간이 참 빠르다(나의 아이패드도 늙었구나)


그분의 색채와 그림 그리는 스타일을 수십 번 따라 했고, 지금도 그분 작품을 따라 그릴 때가 종종 있다.

풍경화를 주로 그리시기에 나도 풍경화를 많이 그렸다. 그린 것을 인터넷에 올려보라는 말씀을 듣고 곧장 인스타에 업로드도 꾸준히 하고 있다. 하나하나 그림을 완성할 때마다 성취감음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반지수 작가님을 보는 것은 두 번째였다. 작년이었던가 '반지수의 그림책' 북토크에 참여했고, 이번에 새로 낸 책인 '울면서 그린 그림'의 북토크에 참여했다. 여전히 솔직 담백하게 본인의 인생사, 가치관, 그림관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다. 참 재밌었다.


반지수 작가님은 미대가 아닌 일반 대학을 졸업했다. 그리고 그림을 꾸준하게 그리다가 인터넷에 올린 것이 출판사의 눈에 띄었고, 그 이후로 각종 일러스트, 책 표지 등을 작업했다. 그리고 '불편한 편의점'이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명실상부 유명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었다.


나는 반지수 작가님이 참 부러웠다. 미대를 전공하지 않았지만 지금 그림을 밥 먹고 사는 것이 참 부러웠다. 나도 그런 로망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돈을 벌고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의 강의와 그녀가 쓴 '울면서 그린 그림'에는 나의 생각이 아예 '틀렸음'을 알게 됐다.


'내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는 것을 새삼 자각할 때 감사함을 느낀다. 이렇게 말하면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는 사람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당연히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그림을 그리고 나서야 깨달았다. 이토록 원하는 일을 하는데도 걱정, 스트레스, 고민, 괴로움은 영영 사라지지 않는구나' - 반지수, 울면서 그린 그림-


책의 내용처럼 그녀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사는 삶에 무한한 만족감과 감사함을 느끼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천국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여기서 뒤통수를 맞은 것처럼 얼얼해졌다. 나는 내가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어서 책표지를 그리고, 포스터를 그리고, 그림으로 먹고살게 되면 정말 행복해서 미칠 것만 같을 것이라 생각했다. 물론, 행복하고 미칠 것 같은 순간도 있지만, 매일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다.

반지수 작가님이 말하길 '책표지 등이나 그림 작업을 의뢰받는다면 그것은 사실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다. 남의 꿈을 실현시켜 주거나 남이 욕구를 실현시켜 주는 것이다' 이처럼 그림으로 먹고산다고 해도 극강의 만족감이 매일같이 오는 것은 아닌 것이다.


그렇다. 무슨 일을 하든 그곳에 행복만 있는 곳은 없다. 무슨 일을 하든 그곳에는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영역에 스트레스받고, 사람들과 의견 차이로 괴로워할 수밖에 없다. 세상에 혼자 하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하고 있는 일의 단점에만 너무 매몰되어 있을 필요도 없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못한다고 해서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도 없다. 하고 싶은 일이야 천천히 도전하면 되는 것이고, 꼭 그것을 한다고 해서 행복하다는 보장도 없는 것이다. 대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하고, 열심히 최선을 다한다면 여기서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엔비디아 젠슨 황 아저씨가 말한 것처럼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은 너무 어려우니,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좋아하는 편이 낫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지수 작가님은 그림을 그리는 자신이 가장 좋다고 한다. 나도 그림을 그리면서 무한한 몰입과 행복함을 종종 느낀다. 하지만, 때로는 반복되는 터치에 싫증이 나기도 하고, 내가 지금 이거 그려서 뭐 하지라는 허무함이 생기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을 그리는 내 모습이 좋다. 그래서 이때까지 6년 동안 꾸준히 했던 만큼 앞으로 60년 동안 열심히 그림을 그릴 생각이다.


나와 연배도 비슷한 반지수 님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작품활동을 하시면 좋겠다. 그래야 나도 희망을 얻고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은 이기적인 이유로 작가님의 건강을 기원해 본다.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면서 울음이 많이 나왔다고 한다. 힘들고, 막막했기 때문에 울음이 나왔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에서 붓을 놓지 않았다. 역시 잘되는 사람들은 다르다. 어찌 됐든 꾸준히 한다. 나도 그녀의 그런 모습을 닮고 싶다. 나도 울면서 그리고 싶다. 어떠한 상황에 처하든 어떤 환경이든 꾸준하게 그림을 그리고 싶다. 이렇게 그녀의 책과 강의를 듣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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