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삶의 일부를 보여준다. 글을 통해 글쓴이의 실루엣이 그려지기도한다. 나의 살아가는 모습과 삶 또한 얼마간 글에 보여지고 모든 글은 나름의 영향이 있기에 조심스럽거나 쓸지말지 고민될때도 있지만, 새들에게 배운점이 있다. 새들은 주변에 듣는사람이 있건말건(포식자로 보이지않는한) 울고싶을때 마음껏 큰소리로 우는 것이다. 그 울음은 대체로 기획되지않은 울음이다. 글에 대해 나는 얼마간 마당의 새들에게 배워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을 듣고 차를 마셨다. 주변의 변화에 따라 흔들리던 심리가 어느정도 안정되는걸 느끼며 일상의 변화를 기록해본다. 사실 삶을 자세히들여다보면 소설이나 영화보다 극적이고 큰 것들이 많다. 그게 너무 크거나 무거워 감당이 안되니까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같은걸로 코끼리를 냉장고안에 잘라서 넣듯 감당가능한 수준으로 잘라서 약간 비현실적으로 변화시켜서 보여주는 것이다.
어제 운전하는데 과속카메라 달린 신호가 주황색일때 급히 통과하는데 앞의 검은색승용차가 교차로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아서 거의 박을뻔했다. 가까스로 옆차로로 비켜서 충돌은 면했지만 깜짝놀라서 욕이 튀어나왔다. 하지만 경적을 울리거나 표현은 하지않았다. (이정도는 사실 얼마전까지 나와함께 달리던 로시난테가 고속도로 달리는데 검은연기를 내며 잠시뒤 서버린 것에 비하면 일도 아닌 것이었다/그리고 경적을 울렸다면 경적울리는사이 박았을것이다. 삶은 사실 남을 신경쓸만큼 한가롭지않은 경우가 많은것이다) 글이나 소설이란 대략 그렇게 울려지지않은 경적처럼 정제된 것들이고 실제삶은 튀어나온 폭언에 해당하는 것이다. 경적을 울리진 않았지만 검은 차량은 아마 본인도 당황하여 급브레이크밟은게 미안했는지 다음신호에 걸렸을때 원래 옆쪽차선에 나란히 있어야하는걸 가까이안오고 한대간격쯤 뒤쪽에서 서있었다. 이정도는 예전에 길가다 술에취한듯한 아저씨한테 한대맞고 그냥 웃고넘긴것보다 훨씬더 자극이 덜한거라서 피식웃고 헤어졌다. 피식웃는 기술은 2030때까진 없었고 삶을 어느정도 경험하고 난 불혹의 나이가 되어서야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아직 안정된 기술은 아니다.
어제는 얼마전 싸운 고양이하고 화해했다. 밤에 집 주변에서 얼쩡거리길래 먹이를 주며 안에 들어오라했더니 들어왔다. 먹이도 주고 쓰다듬어 줬더니 먹을거앞에 장사없는지 마음이 풀어진것 같았다. 마침 어제 집안에들어온 생쥐를 잡는과정에서 죽은 생쥐를 화해선물로 줬더니 죽은쥐는 먹지않는지 건드려만보고 전처럼 먹지는 않았다. 그래도 선물까지 받고 기분이 좋았는지 야옹거리며 애교도 부리고 어젯밤 처음으로 집안 의자위에서 자고 아침에 나갔다. 비온뒤 땅이 굳는다는 속담처럼 싸운뒤 더 친해진것이다.
지인의 죽음은 충격이 약해져가고 마음이 일상으로 돌아오고있다. 어제도 요가학원을 나갔다. 여기저기 뭉치고 뻣뻣해진 몸에 도움이 많이되고 인바디 측정기도 있어서 측정해보니 체지방 11.x%가나왔다. 20대에비해 체지방이 두배나 늘은걸 확인하고 다시 한자리수로 줄여야겠다고 목표를 잡았다. 요가학원은 단체수업은 시간이 안맞아 개인강습을 받는중인데 요금은 단체수업보다 4배나 비싸지만 맞춤형 수업을 받을수있어 좋고 선생님도 어리고 예쁜 여선생님이라 내가 20대때 엄마몰래 유럽여행가서 놀고있을시절 초등학생이었던 분이라 귀여운 어린이를 보는것같아 수업이 더 즐겁다.
그러나 이러한 안정이란 불완전한 것이고 일시적인 것임을 경험으로 알고있다. 도도한 세상과 삶의 흐름에 떠내려가지 않기위해 다시 변화하려 부단히 애쓰는 노력가운데 불안정이 일정수준이상 높아졌을때 오히려 안정을 찾을수 있다는 것이 삶의 아이러니인것 같다. 정확한 원리는 모르지만 고속주행에서 안정적인 특정 차나 새들과같은 것이다. 한가지 알고있는 원리는 집중인것 같다.
내가 찍기능력으로 대학을 간것처럼 뭔가에 집중하면 안될일도 되기도한다. 그저께 주문한 책이 와서 그 책에서 궁금했던 단어를 연상하며 책을 펼쳤더니 펼쳐진쪽에 그 단어가 제목으로 찍혀있었다.(.) 내가 절대치지않는 한국의 산야를 망치는 주범인 골프에서 말하는 홀인원처럼 우연에 해당할진 모르지만 집중하면 이런 우연들이 더 자주 일어난다는걸 알고있다. 마음에서 무언가를 떠올리면 그 일이 언젠가 현실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니 생각도 가능한한 조심해서 하는것이 좋겠다.
삶의 아름다운 것들과 미덕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좋다. 자본사회에서 더러운 욕망으로 동물농장의 실사판 주인공이되어 살아가느니 댓통은 아니더라도 소소하게 새와 쥐와 로시난테(차)와 마당에서 모닥불피고 물멍 불멍 물고기멍(물고기 노는걸 보는것)하며 노는것이 더 나은것이다. 안정을 생각하며 산만한 글을 마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