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광구
오래된 한국SF영화 '7광구'를 보았다. 줄거리는 제주도부근 7광구에서 석유채굴하던 시추선에서 안성기와 다른 여배우가 유리관안에서 배양에 성공했지만 유리관깨고 탈출한 해삼도 닮고 카멜레온도 닮은 이상하게생긴 바다도마뱀의 활약으로 시추선의 남자는 모두 죽고 주인공인 하지원 혼자 도마뱀을 무찌르고 살아남는 내용이었다.
처음 영화를 틀고나서 어떤괴물이 나올지 기대와 두려움속에 떨면서 영화를 보기시작했는데 30분이지나도록 괴물이 나오지 않았다. 괴물에 대한 무서움보다 궁금함이 앞서기 시작해서 빨리빨리의 한국인답게 빨리돌리기 버튼을 누르기 시작했다. 몇번누르자 커다란 바다도마뱀의 꼬리와 뒷발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 조금 깨려했지만 차라리 문어나 해삼이 커지면 더 무서울것 같았지만 계속 집중해서 보았다. 얼마뒤부터 바다도마뱀은 전신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등장인물들과의 결투를 시작했다. 휘빌성 피를 가졌지만 자기몸에 붙은 불을 스스로 끄는 능력도 있었다. 이런 커다란 바다도마뱀 배양에 성공한것과 이 도마뱀이 유리를 깨고 탈출했는데 안성기와 여배우 두명이서 태연하게 쉬쉬하며 있다가 등장인물들이 하나둘 도마뱀공격으로 죽어나가는 스토리도 뭐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바다도마뱀의 모습이 커졌다가 작아지기도하고 엄청 빨라졌다 느려지기도 하고 어쩔땐 해삼, 어쩔땐 도롱뇽, 어쩔땐 이상한 도마뱀을 닮은것과 어쩔땐 공격하고 어쩔땐 피하는등 들쭉날쭉한 성격이라서 자꾸 깨려했다. 이 도마뱀은 엽총에 맞아도 별반 타격이없었고 작살이나 몸에 불붙이는것도 큰 영향이없는 '에일리언1'급 대단한 생명체였고 안성기와 하지원외에는 도마뱀에 타격을 가할수있는사람이 없었다. 보통 휘발성 물질에 불이 붙으면 좀처럼 안꺼지는데 이 영화는 이런 상식을 넘어서고있어서 도마뱀 몸에붙은 불을 혼자서 껐을때부터 어떻게 껐을지 궁금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공상과학영화니까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보았다.
중간에 괴물이 초반의 도마뱀같은 모습보다는 해삼을 닮은 모습으로 바뀌어나오기 시작하자 오늘 비구름이 나를 쫓아다니며 몇시간동안 비를 뿌린것이 생각이 났다. 원래 뇌운같은 소나기구름은 가만히 있으면 30분안쪽으로 지나가지만 아까 운전할때는 두시간넘게 비가내렸다. 차의 이동방향과 구름이 움직이는 방향이 똑같이 동쪽이었던 것이다. 도마뱀인지 해삼인지 점차 구분할수 없는 모습을 보며 오늘 만났던 비구름이 생각났다.
이쯤에서부터 한국인의 빨리빨리 습성이 유리관안의 생명체가 탈출하듯 깨어났다. 노력했지만 난 이미 깬 것이었다. 빨리돌리기 버튼을 막 눌렀다. 하지원이 멋지게 오토바이를 타고 괴물을 피하고 초인적인 힘과 헐리우드나 인도영화를 보는듯한 천운으로 도마뱀을 쓰러트리고 석유시추시설(시추관교체기?)을 이용해 도마뱀을 극적으로 죽인뒤 폭발하는 시추선을 탈출한뒤 영화가 끝났다.
---
오늘만난 비구름이 생각나는, '눈보라언덕집'에서 오늘 비구름이 따라다니며 비를 퍼붓는걸보고 이름을 바꾼
'비구름언덕집'에서 본
2011년쯤 나온 10년도 더된 영화지만 기대감과 무서움과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한 장점이있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장면은 주 스토리와는 큰 연관이없는 수중용접 장면이었다. 한반쯤 해보고싶었던 수중용접을 영화에서 등장인물들이 하는걸 본것이다.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아까 그 도마뱀과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너무 들쑥날쑥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시라도 상상할수 있게해준데 감사했고 그중 가장 좋았던건 의외로 수중용접 장면이었다. 관람후기를 마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