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점 2.0
몇해전 지인의 책추천으로 한강작가의 '채식주의자'를 보았다. 한권짜리 책이었고 속독했다. 속독은 충분히 음미하거나 사색할시간이 없는대신 빠르게 줄거리와 요지를 파악할수 있는 바쁜 현대인들의 주된 독서방식이다(아마도)
실제 채식주의자들의 지독한 고집을 잘 그려낸 소설이었다. 소설의 여주인공은 부친의 강제에 가까운 권유에도, 병원에 입원하거나 굶어죽는한이 있더라도 절대로 육식은 안하려했다.
내가 만났던 실제 채식주의자와의 논쟁이 떠올랐다. 영국인이었던 그녀도 채식을해서 마른체격이었고 동물을 간접살생해서 먹을수는 없다고 했다. 평범한 나는 그건 자연의 섭리라 필요한만큼 적당히 먹는건 괜찮다, 식물도 사실 살아있는데 먹는거다, 그리고 당신은 풀만 먹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풀에 붙어있는 아주작은 동물들도 같이먹는거다 등등 여러 논리로 설득해보려했지만 논쟁은 평행선을 그었다. 각자의 의견이 전혀 좁혀지지않고 끝났었다. 이 책에서도 여주인공은 채식을 하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채식주의자나 안티백서등 독특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은 소수더라도 어디에나 있기때문에 주인공이 주변인물들과 갈등하며 힘들어하는것이 다소 안쓰럽긴했지만 평이하게 읽어나갔다.
하지만 그러다가 후반부에 결정적인 문제가 하나 튀어나왔다. 전통적인 한국의 유교집안에서 자란 나에게 용인이 안되는점이 있었다. 바로 주인공인 처제와 형부의 섹스장면이다. 주인공과 형부는 나비그림이라는 그림 혹은 색채예술로 서로 통했다. 두 사람의 몸에 그림을 그려놓고 섹스로 그림이 하나가되는 내용을 넣었다. 예술의 관점에선 넘길수 있는 장면이지만 전통적 사회통념의 시각에선 불륜이거나 야동이었다. 이런 발칙한 것, 저건 일본야동에서 누드작가가 옷벗은 여배우를 따먹을때 자기가하는 모든행위는 예술행위이니 저항하지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가스라이팅하며 섹스하는 방법이다. 예술도 좋지만 예술도 사람이 하는건데 사람들끼리 모인 사회의 통념이나 윤리기준을 막 벗어나도 되는것인가? 내가하면 로맨스고 남이하면 불륜인것인가? 이런 설정은 용납할수 없다. 난 한강작가의 책중에 유일하게 읽은 '채식주의자'에 별점 2.0을 주었다.(5.0만점)
그뒤로 몇년뒤 최근에 한강작가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프랑스 대통령이된 마카롱은 자기 친구네 집에 놀러갔다가 친구네 엄마한테 반해서 친구네아빠랑 이혼시키고 자기 아내로 만든뒤 유럽의 강대국 프랑스의 대통령이되었다. 이런 발칙한-
나의 유교적 성향이나 사회통념상으로도 용인이 쉽지않은 현실이다.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고 있었다. 나는 현대사회에서 소수가 된것일까 하는 생각도 얼핏 들었다. 아무튼 한강작가의 채식주의자에는 평점 2.0을 주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