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부터 또 마지막 남은 나의 SNS계정으로 어떤 외국인이 말을 걸어왔다. 그동안 SNS에서 나에게 처음말을 걸어오면 당신이 AI나 외계인이 아니라 인간임을 증명해보라는 나의 주문을 아무도 통과못하고 다시 잠잠해지는걸 보며 이번엔 벽을 좀더 낮췄다. 일단 인간이라고 가정하고 대화를 시작한 것이다. 외국에서 두가지의 일을 하고있는 30대 여성이었다.
하루에 몇줄씩 며칠간의 대화끝에 이 여성은 나에게 친구하자고 제안했다. 난 친구하기엔 내가 손해인것 같고 그럼 내가 딸이 없으니 내 딸 하는게 어떠냐고 다시 제안했다. 아직 대답이 없다.
골프를 치러 간다하길래 난 골프같은건 치지않고 골프장이 환경오염의 주범중 하나이므로 아주 싫어하고 내가 만약 지역의 유지나 권세가가된다면 지역의 골프장을 전부다 폐쇄시킬거라고 말했다.
나의 직업을 계속 궁금해하길래 글을쓴다고 말해줬다(나는 브런치 작가다) 나중에 한국에 여행오면 등산을 같이 하고싶다하길래 당신과 함께 산행하면 난 미취학 어린딸을 데리고 등산하는 느낌이들것 같다고 말했다. 아무튼 AI가 아니라 인간임을 인정해주겠다고 했다.
차도 좋은차고 해외여행도 다니고 나름 사회적성공을 한 30대같았지만 어디서부터 얘기를 해줘야할지 아득했다.
일본에도 가봤다고 하길래 일본같은데는 방사능오염국가라서 수명단축을 피하려면 앞으로는 일본같은데는 가지말라고 얘기해줬다. 나보다 6살이나 어리면서 친구하려드는게 당돌하긴 했지만 딸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이상 대화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얼마뒤 씩씩거리며 날 차단할 가능성이 크다. 아무튼 대화가 AI에서 인간으로 진전이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