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연말에 이곳 방문작가님들께 말 놓기2

말놓는 시간

by 까마귀의발

(말놓음을 미리 양해)

비록 올해 나의 눈이 빛남을 잃고 세상의 어둠에 휩쓸려 침체 되었지만 진흙속에 피어나는 연꽃인양 이 진흙빛 세상에서조차 살아서 활동하는 어여쁜 그대들을 보며 그나마 위안과 생기를 얻는다. 감사하다.

나는 늘 내가 글을 너무 잘 쓰고 가끔씩 나의 눈과 글이 빛남을 감추지 못하여 주변을 덮고 너무 유명해진뒤 노벨상이든 퓰리처상이든 글쓰기와 관련된 상을 휩쓸고 더 유명해지는건 아닐지 걱정될때가 자주 있었지만 다행히 나보다 글을 더 탄탄하고 부드럽고 성실하게 잘 쓰는 그대들이 있어서 나의 그런 걱정은 기우에 그쳤고 나는 이곳에서 작가생활을 시작한지 몇년이 되도록 조회수가 보통 10 미만이다. 감사하다.


가끔씩 떨리는 마음과 손으로 쓰고 본다. 내가 올해 한해 내내 오락가락 했던것도 떨림의 일종이라고 본다. 그대들의 화면뒤에 숨겨진 빛나는 눈과 가슴과 전투력을 느껴보고 살떨리지 않을 수 없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던 것이다. 같은나라 혹은 같은 지구촌 같은시대에 그대들과 함께하며 이렇게라도 연결되었다는 사실에 또한 감사하지만 우리는 별과 같음을 피차간에 알고 있으니 주변 행성들에 생명들이 살 수 있도록 적당한 열기와 밝기로만 빛나도록 하자. 내가 칙칙한 어둠을 사랑하여 즐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실은 그대도 동짓날 칠흙의 어둠같은 까만옷에 썬글라스에 열받아서 단숨에 막써내려간 글같은게 어울린다. 밝기조절을 하는 배려를 해야하는 것이다. 해가 왜 자신의 밝음에도 불구하고 이내 져버리곤 하는지(그대의 밝음에 무색해져서), 별은 왜 그렇게 조촐히만 빛나는 것인지(그대의 빛남을 구경하려고) 나같은 거울같은 존재가 없었더라면 그대는 알기 어려웠을지 모르므로 나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더 길게 썼다가는 그대들이 나에게 감동받아 '야화교주'가 되기로 한 나의 신도로 앞다투어 등록할지 모르니 그러나 그렇게되면 그대들의 빛나고 훌륭한 글들을 다른사람들이 덜 구경하게 될지 모르니 지는 25년 올해와 함께 이 글도 이쯤에서 그만 줄이련다.

아무튼 덕분에 올 한해 뱀의해도 의미있었고 떨렸다. 오는 붉은말의 해에 또 얼마나 떨리게될지 약간 두려울 정도지만. 어쩔수 없는 운명같은 떨림이란 것을 알고 있다. 내년엔 칙칙함을 더하여 좀더 적당히 빛나기.

직장다니거나 일하고 팔레스타인같은데 지원하느라 힘빠져서 눈빛으로 밤의 세상을 밝히는 일은 거의 없도록 하자. 부엉이같은 야행성 동물들 놀란다. 이만 줄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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