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 흔들리는 마흔에게

by 언어프로듀서


공자는 마흔을 불혹(不惑)이라 말했다.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나이.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이 흐려지지 않아야 하는 나이다. 하지만 내 마흔은 여전히 흔들렸다.

그때 괜찮다고 말해준 인물이 있다. 인생은 원래 흔들리며 사는 것이라고. 바로 <그리스인 조르바> 속 조르바다. 조르바는 책으로 세상을 이해하지 않았다. 몸으로 부딪치며 배웠고 경험으로 세상을 익혔다. 삶을 분석하기보다 살아냈다. 그래서였을까. 그는 죽음조차 삶의 일부처럼 받아들였다. 마지막 순간에도 창밖의 자연을 바라보며 삶과 죽음이 하나임을 몸으로 보여주었다. 공자는 마흔을 불혹이라 했지만, 조르바는 흔들리며 사는 삶 또한 삶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어쩌면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나이란 없을지도 모른다. 누구나 결핍을 안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 결핍 속에서 하루를 버텨내며 삶을 이어간다. 완전해질 수 없는 삶. 그 불완전함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늘을 살아내는 태도, 그것이 삶을 긍정하는 방식이다.

마흔을 뒤흔드는 일상의 작고 큰 사건들 속에서 나는 성찰의 말을 끌어올렸다. 그 말이 꽤 괜찮은 일상을 선물하기도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지기는커녕 더 나빠지는 나날도 있었다. 그렇다고 그냥 쓰러져 있을 수 없는 인생이다. 다시 일어서서 주어진 하루를 온전히 잘 살기 위해 분투한다. 감히 그게 우리 인생이라고 말하고 싶다.

여전히 뒤흔들리는 마흔이지만, 나는 오늘도 오늘을 산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포기하지 않으며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하며 산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흔들려도 괜찮다.

그 흔들림 속에서 빛을 찾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조르바의 말을 남긴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