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핑퐁의 진짜 승자

by 언어프로듀서

업무 핑퐁

<정의>
공공기관 등에서 담당 부서를 두고 논쟁을 피우며 서로 떠넘기는 현상
<언어프로듀서의 재정의>
감정을 지키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

직장에서 일을 하다 보면 부서 간 업무 핑퐁으로 감정이 흔들릴 때가 있다. 일이 어려워서라기보다, 사소한 일 하나가 누구의 몫인지 가르는 과정에서 감정이 상해서다. 문서 하나로 끝날 수도 있는 일이지만, 그 한 번의 접수가 이후의 일을 만들어낼 수 있었기 때문에 다들 눈에 불을 켜고서 업무 쳐내기를 한다.


얼마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여러 과정을 거쳤지만 결국 그 일은 내게로 넘어왔다. 내 일이 아니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더 억울하게 느껴졌다. 인정하고 넘어가면 된다는 걸 알면서도 하루 내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날은 평소처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멘탈은 흐트러졌고, 마음은 계속 그 일에 머물렀다. 필요 이상으로 지나가는 감정에 나를 묶어두면 결국 망가지는 건 오늘 하루였다.


생각을 바꿨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감정에 시간을 쓰기보다 결과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억울함을 붙잡는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다시 집중했다. 그렇게 하루의 리듬을 되찾았다.


돌아보니 업무 핑퐁에서 중요한 건 일이 누구에게 가느냐가 아니었다.

그 과정에서 내 감정을 어디에 두느냐였다.


업무 핑퐁은 일을 두고 다투는 과정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감정이 흔들리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 게임의 승자는 일을 가져가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 흐트러지지 않은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