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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을 읽는 사람이 앞서 가는 이유

집단 난독증 시대의 슈퍼 파워

모두가 장님인 세상에 살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나만 앞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어떨까? 무엇을 하든지 다른 사람보다 훨씬 유리할 것이 분명하다.


모두가 줄글을 읽지 않는 시대에 살고있다. 사람들은 글을 정말 안 읽는다. 신문기사는 읽지 않고 제목만 훑은 채 댓글을 단다. 세 줄 요약을 달아도 그 요약마저도 안 읽는다. 회사에선 짧은 이메일도 제대로 못 읽어서 했던 질문 또 하는 답답이들도 많다.


하지만 아직도 인간 세상의 중요한 정보는 텍스트로 존재한다. 아무리 유튜브가 대세라고 해도 중요한 논문을 영상으로 출판하는 연구실은 없다. 분기 사업보고서를 비디오로 만드는 회사도 없고, 자서전을 유튜브에 올리는 위인도 없다. 훌륭한 사람들이 자기 이름과 커리어를 걸고 심혈을 기울여서 써낸 기록물이지만, 너무 길고 지루하다는 이유로 아무도 읽지 않는다.


이런 세상에서 줄글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장님인 세상에서 혼자 눈을 뜬 것 만큼이나 유리한 상황이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투자자로 평가 받는 워렌 버핏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제가 하루종일 하는 것이라곤 그냥 사무실에 앉아서 뭔가를 읽는 것 밖에 없습니다.
(I just sit in my office and read all day.)" 


외국계 대기업에서의 일이다. 미국에서 부사장이 방문하기로 해서 15장 정도의 보고자료를 만들어 도착 전날 이메일로 보내 놓았다. 예의 차원에서 보내놓긴 했지만, 워낙 바쁜 일정에다 시차적응도 해야할테니 당연히 읽지 못할 것이라 기대했다. 다음날 회의에서 부사장의 첫마디. 


"팀이 보내준 자료는 이미 한 줄 한 줄 다 읽었습니다. 굳이 반복할 필요 없이 바로 토의로 넘어갈까요?"


그 말 한 마디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는 어마어마했다. 우리가 정성스레 만들어 놓은 자료를 이미 다 숙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굉장히 생산적인 토의를 할 수 있었고, 팀원들 사이에서는 부사장에 대한 존경심마저 생겼다. 그분이 왜 이 거대한 글로벌 조직의 리더인지 미팅 한 번만에 알 수 있었다. 


아이언맨 슈트를 입거나 헐크로 변신하는 것만이 슈퍼파워가 아니다. 유익한 줄글을 읽을 수 있는 능력. 가히 이 시대 직장인의 초능력이라 부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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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링크 : 직장생활 어드바이스
(https://www.workadvice.biz/post/007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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