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다니기 좋은 직장 고르는 법

고객으로서 감동했다고 취직해버리면 안된다

최근 들어 주변에서 직장을 어쩔 수 없이 떠나게 된 분들의 얘기가 자주 들린다. 직접적인 원인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경기 침체이다. 하지만 한 번 더 생각해 보면, 체인은 가장 약한 고리에서부터 끊어진다. 코로나19 이전부터 비즈니스가 취약했던 회사일 수록 경제위기가 닥쳤을 때 그 임팩트도 크게 받는다는 뜻이다. 


아무리 시대가 달라졌다지만, 아직도 회사가 그 직원의 생계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20대 중후반에 어떤 업계의 어느 회사를 들어갔는지에 따라서 10년, 20년 뒤 커리어가 극명히 달라지기도 한다. 이처럼 다닐 회사를 고르는 일은 자신의 인생을 걸고 하는 일이기 때문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 주식 하나를 사도 기본적인 재무 분석은 하고 사는데, 몇 년씩 다닐 회사를 고를 때는 큰 고민 없이 덜컥 합격한 곳에 곧장 취직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글에서는 간단하게나마 시장 규모, 매출, 영업이익 등 외부에 공개된 데이터를 통해 다닐만한 회사를 가려내는 법을 공유해 본다.


#1 시장 규모가 작아지고 있으면 피해라. 당신의 능력이 뛰어나도 그 산업 자체가 저물고 있으면 커리어가 꼬이게 된다. 수영을 아무리 잘해도 바다에서 태풍을 만나면 속수무책이다.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규모가 10분의 1로 줄었다. 다들 스마트폰으로 천만화소씩 들고 다니는데, 디카가 버텨낼 재간이 없다. 조리개니, 센서니 하면서 폰카가 절대로 디카를 이길 수 없다고 주장한 분들이 많았지만 결국 폰카의 기동성, SNS 연계성, 셀카 앱의 발전 앞에 전부 무릎을 꿇었다. 이렇게 축소하고 있는 시장은 피하는게 좋다. 리스크는 높은데 리턴은 적다. 시장이 작아지는 곳에 가면 열심히 해야 본전인데 시장이 크는 곳에 가면 가만히 있어도 떡이 생긴다. 축소하는 시장은 피하고, 성장하는 시장으로 향하라. (연관글 : 내 실력보다 빨리 성장하는 법)


#2 매출 규모와 성장세가 좋은 회사를 골라라.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경우, 그 업계에 있는 회사들은 웬만하면 다같이 매출도 증가세이다. 이 안에서 회사를 골라야 할 때 현재 업계 내 매출 규모 1위인 곳과 매출 성장 속도가 1위인 곳 두 군데를 주목해야 한다. 규모도 큰데 성장세도 가장 빠르면 사실 별 고민할 필요도 없다. 업계 1위와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다크호스가 각각 다른 회사일 경우 본인 성향이 안정 지향적인 것인지 좀 도전적인지에 따라 맞춰서 지원하면 된다. 스마트폰 초창기의 1위 포털 네이버와 메신저로 치고 올라오던 카카오를 생각해 보면 쉽다. 매출 선두인 회사가 들어가기 더 어려울 것 같지만, 매출이 크면 직원 채용 규모도 크기 때문에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자신감을 갖고 지원해 보면 오히려 소수 정예 위주인 2, 3위 기업보다 1위 기업 입사 난이도가 더 쉬울 수도 있다.  


#3 영업이익률은 기업 문화와 직결 된다. 보통 기업문화가 좋은 기업들은 영업이익률이 높은 편이다. 곳간에 남는 것이 많아야 직원들에게도 너그러울 수 있는 법이다. 같은 테크 기업이어도 구글, 페이스북, 애플 처럼 영업이익률이 20~30%를 찍는 곳과 아마존처럼 영업이익률이 ~5%에 수렴하는 곳은 기업문화가 상당히 다르다. 여기서 높은 영업이익률이 일정한지 아니면 주기를 타는 것인지 주의 깊게 봐야 한다. 반도체나 조선처럼 업이 주기를 탈 경우 호황 때에 불황을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영업이익이 크다고 해서 분위기가 마냥 좋지만은 않다. 대략적으로만 보자면 금융, 테크, 인프라 쪽이 영업이익률이 두자리 수인 편이고, 제조업은 독과점 시장이 아닌 이상 마진이 짠 편이다. 


흔히 실수하는 것 중 하나가, 고객으로서 정말 감동했던 회사나 주가가 많이 오른 회사를 좋은 회사라고 생각해서 취직하는 것이다. 이는 사실 잘못된 판단이다. 모든 이에게 좋은 회사면 이상적이겠지만 그런 곳은 정말 극소수에 불과하다. 취직이나 이직을 할 때에는 고객에게 좋은 회사나 주주에게 좋은 회사가 아니라 직원에게 좋은 회사를 골라야 한다. 끝내주는 제품을 싼 가격에 만들고 애프터서비스도 훌륭한 회사라면 직원들은 고달플 확률이 높다. 투자자에게 배당을 많이 해주거나 신사업 투자 뉴스를 많이 내서 주가를 잘 부양하는 기업일 경우 역시 직원에게 쓸 돈은 부족할 수 있다. 그런 회사들은 물건을 사거나 주식을 살 때 이용하면 되지 굳이 당신이 다니면서 고통 받을 필요는 없다. 신중한 회사 선택을 통해 경제적 안정과 행복을 누리길 바란다.




- 직장생활 어드바이스 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더 많은 컨텐츠를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원문 링크 : 직장생활 어드바이스

(https://www.workadvice.biz/post/008171)

매거진의 이전글 서는 데가 바뀌면 풍경도 달라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