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 팀의 최고 보스이자, 아마존의 HR을 책임지며 제프 베조스와 직접적으로 일하는 몇 안 되는 사람 중의 한 명과 그 분과 같이 일하는 분들을 모셔다 fireside chat- 한국말로 하자면 대담회를 했다. 평소에는 시애틀에서 일하시고 또 워낙 높으신 분이라 얼굴 뵐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데 이번에 밴쿠버에 오셔서 이런 자리가 생기게 된 듯하다. 캐나다에 오고 나서 신기한 것 중의 하나는 동료들이 소위 말하는 '높으신 분들'을 만나서도 기가 죽거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질문을 한다는 것. 나는 아직 이런 분위기가 익숙하지 않고 딱히 궁금한 것도 없어서 그냥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그 자리의 마지막으로 한 직원이 질문을 했는데 그 답변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적어두고 싶었다.
직원 : 아마존의 다른 팀에 제 지인이 다니고 있습니다. 딱 4년을 채우고 이번에 연봉 재협상을 했는데, 첫 4년에 비해 5년 차의 주식 배당이 너무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혹시 아마존은 직원들이 4년 이상 남아있기를 원하지 않는 건가요?
VP : 이런 질문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좋은 질문 해 줘서 고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 있어요. 일단 답변은 "그렇지 않다"입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드릴게요.
아마존을 이끄는 리더십 원칙에 대해서는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그중에 두 번째 항목은 '주인의식(Ownership)' 이죠. 그래서 아마존은 주식 보상 제도를 통해 모든 직원들이 실제로 회사의 주인이 되도록 합니다. 말로만 주인인 것이 아니라 실제로 주식을 통해서 회사의 일부분을 소유하도록 4년에 걸쳐서 주식을 지급하죠. 아마 여기 계신 분들도 모두 들어오셨을 때 입사 후 4년 간의 주식 배당에 대해 계약을 하셨을 겁니다.
이 4년의 배당 계획은 계약 시기의 주가에 의해 정해집니다. 그리고 매 해 연봉협상에서 작년의 퍼포먼스에 비해 올해의 보상이 미흡하다고 생각되면 주식을 추가로 지급하기도 하죠. 이것 역시 주식을 지급하는 시기의 주가에 의해 정해집니다. 예를 들어 연봉을 200달러 올려줘야 하는데 주가가 10달러라면 20주를 추가로 배당해주는 식입니다. 모두가 아시다시피 지금 아마존의 주가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죠. 그래서 종종 회사가 직원들에게 예상했던 급여보다 많은 돈을 지급하는 결과를 낳게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회사가 지급하기로 했던 주식을 뺏을 거라고 생각하는 분은 없으시죠? 실제로 그러지 않기도 하고요.
질문하신 분께서 말씀하신 지인 분은 4년 전에 입사하셨으니 그때 아마존의 주가는 지금의 절반 이하였을 겁니다. 주가가 낮았으니 더 많은 수의 주식을 받았을 테고, 그 주식의 가격이 올라서 회사에서 지급하고자 하는 것보다 더 많은 급여를 받게 되신 것이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재계약 연봉의 기준이 오른 주식 금액에 맞춰서 지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지금 주가가 많이 올랐으니, 당연히 주가가 낮을 때보다 적은 주식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 지인분은 마치 스타트업에 초기에 참여해서 주가가 많이 올랐을 때 주식을 팔고 나온 것과 같은 상황이에요.
하지만 주가가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요? 회사에서는 주가가 하락해서 직원들이 정해진 것보다 적은 보상을 받게 된다면 그 차이만큼 주식을 추가로 지급합니다. 여러분이 개인적으로 주식을 산다면 손해를 볼 수도 있고 이득을 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아마존에서 일하는 동안은 손해를 볼 일은 없을 겁니다. 여러분이 이 모든 제도들의 진정한 목적에 대해서 인식하셨으면 좋겠어요. 그 목적은 궁극적으로 여러분들이 이 회사에 주인 의식을 가지고 진짜 주인이 되길 바라는 겁니다. 주인이 되세요! (be an ow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