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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드id Mar 30. 2017

'정도'를 맞출 줄 아는 '중도'가 필요해

"정확한 수치 없는 평균값을 사람들은 '정상', '보통'이라고  말한다"

출처 : via pick the brain


"K과장은 어려서부터 유복한 환경에서 사람들 눈치 안 보고,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어려움 없이 자라서 그래. 너희들이 좀 이해해라"


어느 날 사석에서 팀장님이 전해준 너그러운 말이다.


그러나 팀장님의 말에는 그는 '과해', '부담스러워', '넘쳐', '지나쳐'의 의미가 오롯이 들어있다는 것을 팀원들은 느낄 수 있었다.


주변을 절대 의식하지 않는 K과장은 사무실 자신의 자리에 앉아 가족들과 통화하는 게 익숙하다. 퇴근 시간 즈음 "어, 자기야"라며 서로의 일과에 대한 보고가 시작된다. 주변 동료들은 K과장 집에 소파를 새로 산 것, 아이가 유치원에서 누구를 때렸는지, 부부싸움 내용에 대해서도 저절로 알게 된다. 가끔 아이와 영상통화를 할 때 시끄럽고 민망해 몇 번 주의를 줬지만 뭐가 잘못인지 모른다. 한번은 보다 못한 옆 팀에서 불만을 제기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의도치 않은(정말 본인은 모른다. 상대가 기분 나쁜 말이라는 걸) 막말에 주변 동료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자신에 대한 얘기에도 아랑곳하지 않던 K과장도 임원의 강력한 몇 번의 질책에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어느 날 회사 게시판에 '근무기강 확립' 관련 공지 사항이 올라왔다. 근무 중 게임, 과도한 SNS, 카카오톡 사용 자제 등에 대한 내용이 실려 있었다.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대놓고 이런 일들을 벌이는 직장인들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겠지만 의외로 과감한 사람들이 많다.


책상에 놓인 스마트폰, 손에 붙어있는 스마트폰 화면에는 게임이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수시로 다양한 종류의 SNS를 들락거리며 댓글을 달고, 사진을 업로드하기 바쁘다. 또한 스마트폰이나 자판을 부여잡고 하루 종일 누군가와의 채팅에 여념이 없다. 심지어는 이어폰을 꽂고 음악이나 라디오를 듣기도 한다. 주변에서 잘 모를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알게 모르게 누적되는 행동 하나하나가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회사에서 택배로 받은 옷들을 화장실에서 갈아입고 착샷을 여러 차례 SNS에 올린 여직원이 있었다. 이를 발견한 여자 선배들의 노련한 갈굼에 여직원은 죽고 못살던 SNS 계정을 닫아버렸다.


"사람은 반복적으로 행하는 것에 따라 판명되는 존재다. 따라서 탁월함이란 단일 행동이 아니라 바로 습관에서 나온다." 아리스토 텔레스(Aristoteles)가 말했다. 


습관적으로 행하는 불필요한 행동을 스스로 깨닫고 억제하라는 말이다. 회사에서 일반적인 상식의 선을 넘는 행동으로 조직문화를 거스르는 모습을 자주 보이면 문제 있는 직원으로 인식이 될 것이고, 이에 따른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K과장처럼 습관적으로 사적인 통화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통신사, 카드사, 보험사, 배우자, 부모님, 친구와의 통화 등 지극히 사적인 내용들을 동료들은 결코 궁금해하지 않는다. 하지만 보란 듯이 혹은 과감하게 노출하는 경우가 예상보다 많다. 일정 수준의 데시벨을 넘어서면서부터 통화 소리는 소음이 된다. 집중의 흐름을 깨는 업무적인 전화통화(기차 화통을 삶아 먹은 분들의 목소리)도 듣기 거북한데, 사적인 수다가 수시로 이어진다면 주변인들에게는 스트레스다.


입사초 회사 다용도실에서 누군가 전화 통화를 하며 싸우고 있었다.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 시선이 집중될 만도 한데, 사람들의 반응은 '또 시작이네'였다. 당사자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어머니와의 싸움을 마치고 나와 씩씩거리며 자리에 앉았다. 이 때문은 아니지만 여직원은 결국 좋지 않은 모습으로 회사를 떠났다.


보는 눈도 많고, 떠드는 입도 많은 곳이 직장이다. 회사에서는 아무리 편해도 웬만하면 허점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 그다지 보여주지 않아도 될 사적인 모습을 자꾸 노출하면 결국은 안 좋은 평판을 얻게 된다. 이는 향후 구조조정이나 조직개편 등 직장생활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성격의 문제이기도 하다. 남을 얼마나 의식하느냐의 정도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정확한 수치 없는 적당한 평균값(개인마다 제각각 이지만)을 사람들은 '정상'혹은 '보통'이라고 말한다. '중간만 해라'라는 말이 있고,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존재하는 만큼, 뭐든 '정도'를 맞추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직장에서는 '정도'를 잘 맞추는 '중도'(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아니한)가 정답일 때 많다. 성격을 바꿔서라도 반드시 지키는 것이 좋다. 동료들 눈 밖에 나면 좋을 거 하나 없다. 직장은 더불어 사는 치열한 공동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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