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은 흔들리지 않는 인간관계가 관건이다"
내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만 구성된 직장은 없다. 왠지 성향이 맞지 않아 불편하고 싫지만, 마주하며 생활할 수밖에 없는 직장 동료들. 온종일 마주치지 않고도 무탈하게 지낼 수 있으면 좋으련만, 직장이라는 곳은 싫어도 마주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는 곳이다.
누구나 치를 떠는 인간관계의 괴로움은 지극히 편협하고 주관적인 발상에서부터 시작된다. 문제의 근원이 한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니, 상대만 탓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스스로가 마음에 철옹성을 쌓고 모든 걸 상대방 탓으로 돌린다면 어떠한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마음을 조금이라도 열고 상대를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비로소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
심리학자 맥스웰 몰츠(Maxwell Maltz) 박사는 "상대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믿어라. 그러면 그 사람은 반드시 좋은 사람이 된다. 우리가 돌려받는 것은 우리 마음을 투사한 것에 대한 반사임을 잊지 말라"라고 전했다. 거울 속 나를 대하듯 상대를 대하면 상대도 나를 그렇게 대한다는 말이다.
아이컨텍(eye contact)은 직장에서 기본 매너다. 그런데 회사 일을 혼자 다 하는 양, 자기 할 일을 하면서 눈도 마주치지 않고 대화하는 사람들이 있다. 상대의 눈을 보지 않고 말하는 것은 굉장한 실례다. 상대방이 자신을 경시하는 듯한 기분이 들게 만들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눈빛이 다 달라 개인별 특성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대화할 때 눈 맞춤은 굉장히 중요한 소통 요소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확인할 때도 입맞춤만큼 강력한 것이 바로 눈맞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빛의 미세한 차이를 알아채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눈빛은 거짓말을 못한다'라는 말을 속담처럼 사용하고 있는 이유다.
미국 사상가 겸 시인인 랄프 왈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은 "사람의 눈은 혀만큼이나 많은 말을 한다. 게다가 눈으로 하는 말은 사전 없이도 전 세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글거린다', '애절하다', '살기가 있다', '살아있다', '맛이 갔다', '빠져든다', '생기가 없다' 등의 표현은 흔히 눈빛을 보고 하는 말이다. 이렇듯 눈은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섬세한 마음을 전하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미국의 심리학자 조안 캘러먼(Joan Kellerman) 박사 연구팀은 생면부지 남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눈 맞춤이 호감도와 비례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눈맞춤은 상호교감의 시작으로 상대에게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며, 대화시간의 85% 이상 눈맞춤을 하면 상대방 혈관에서 사랑의 호르몬인 페닐에틸아민(phenylethylamine)이 솟구친다고 전했다.
눈맞춤을 잘하는 사람은 자신감을 풍기고, 지적인 인상을 주기도 한다. 반면 눈을 피하는 모습은 자신감이 없어 보이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기 때문에 이야기를 나눌 때는 가급적이면 눈을 바라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동료에게 상호교감 신호를 보내면 열 마디 가식적인 말보다 상대의 마음을 얻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직장에는 완벽주의자들이 있고 이들에게는 이들만의 원칙이 존재한다.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것, 모든 일을 꼼꼼하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것, 항상 최고가 되는 것 등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게 그들의 최종 목표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부류 사람들은 실력으로는 인정을 받더라도 동료들에게 인간적으로 다가서기 어렵다. 빈틈없어 보이고 싶어 하는 완벽주의자들은 상대방에게 열등감을 느끼게 하고, 인간미가 결여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완벽한 사람보다 빈틈 있는 사람을 더 선호한다. 실수나 허점이 오히려 매력을 더 증진시키기 때문이다. 이를 실수 효과(Pratfall Effect)라고 한다. 유명인이나 전문가가 실수하면 오히려 인간적으로 느껴지고 거리가 좁혀지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이에 포함된다. 일명 '허당' 연예인이 인기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람은 누구나 '저 사람도 나처럼 인간적인 사람이구나'를 느낄 때 상대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선다. 그러니 너무 완벽함에 집착하지 말고, 동료들이 친밀감을 느낄 수 있도록 경계심을 풀고 마음의 빗장을 일호라도 열어 두는 게 좋다.
처음 보는 사람과 대화하면서 오래된 친구 같은 느낌을 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상대방이 내 얘기에 대한 반응을 제대로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할 때 자신의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며, 맞장구 잘 치는 사람을 선호한다. 나에게 관심을 가지는 내 편이 하나 생겼다는 것에 대한 일종의 만족감 같은 것이다.
토크쇼에서 유재석은 출연자에게 말을 시키고 계속 맞장구를 치면서 '그렇군요', '와~', '대단한데요', '재미있네요'를 연신 외친다. 그러면 출연자들은 대본에 없는 이야기보따리까지 풀고, 분위기는 더더욱 화기애애해진다. 이처럼 적절한 칭찬과 맞장구는 상대의 기분을 들뜨게 만들어 마음의 빗장을 풀게 만든다. ‘맞장구만 잘 치면 기밀도 누설한다’는 말이 있을 만큼 맞장구는 상대에게 긍정 에너지를 준다. 직장에서 상사나 선후배, 동료들이 자신의 말에 맞장구 잘 치는 사람을 곁에 두고 싶어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는 사실이다.
맞장구와 더불어 칭찬은 상호 간 호감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칭찬은 상대가 자신의 가치를 깨닫게 만들고 자신감을 고취하는 효력을 발휘한다. 칭찬에는 상대를 내편으로 만드는 마법 같은 힘이 있다. 가장 큰 효과는 무언가를 해내고 싶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귀로 먹는 보약'이라고도 불리는 칭찬은 가식을 배제하고, 상대방이 잘하고 좋아하는 일에 초점을 맞출 때 더욱 효과적이다. 긍정적인 부분을 강조하고, 상대방의 장점을 찾아 희망을 주는 것이 핵심 전략. 늘 무언가에 쫓기듯 초조하고 긴박하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예상치 못한 칭찬 한마디는 삶에 희망을 보태주기도 한다.
"칭찬은 금이나 다이아몬드같이 희귀성에 그 가치가 있다"는 영국의 문학가 사무엘 존슨(Samuel Johnson)의 말처럼 지금까지 상대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칭찬을 발굴해 전한다면 당신은 오래오래 아주 각별한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