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자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자'
직장에는 다양한 종류의 상사가 있는 만큼 각양각색의 힘희롱이 존재한다. 힘과 권력을 사용해 전 직원이 보는 앞에서 고함치고 창피를 주는 등의 인격모독은 모욕죄에 해당하지만 경직된 기업문화에서는 혼자 감내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최근(2019. 7.16) 세상이 바뀌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것. 이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한 법이다. 폭행과 폭언을 비롯한 음주, 흡연, 회식 참여 강요는 물론 근로계약서에 없는 허드렛일만 시키거나 일감을 주지 않는 것, 업무성과를 인정하지 않는 교묘한 괴롭힘도 징계 대상이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앞으로 민주적인 직장생활의 토대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법 시행 초기인 지금은 일개 직장인이 무작정 상사를 신고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닐 터. 법이 안정적인 수준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다면 현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일단은 상사의 괴롭힘, 즉 힘희롱에 대처하는 법에 대해 공부하고 대처하도록 하자.
직장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타입은 폭력적이고 입이 험한 '독재자 형'이다. 이들은 무리한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강요하기도 한다. 이런 상사의 특징은 자신이 어떤지에 대한 자각이 전혀 없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괜한 트집을 잡히지 않기 위해서 기본적인 업무나 근태 등 일상생활에서의 허점이나 약점을 보이지 않는 게 중요하다.
일명 '자존감 도둑'이라고도 할 수 있다.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는다. 쉴 새 없이 자신의 자랑을 일삼으며 개인 생각만 강요하고, 상대 의견을 업신여긴다. 이들은 자신을 매우 사랑하기 때문에 반기를 들지 않고, 적당히 이야기를 들어주며 맞장구를 쳐주는 정도만으로도 어느 정도 타깃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감정 기복이 심한 '기분파형'은 말의 앞뒤가 자꾸 바뀌고, 논리적이지 않으며, 불명확한 업무지시로 나중에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 기본적인 역량과 능력이 부족한 유형으로 업무지시 때 시간, 장소 등과 내용을 무조건 메모해 놓으면 괜한 독박으로 인한 피해는 면할 수 있다.
타인에게 자신의 부하직원을 욕하는 '이간질형'은 자신의 성공만을 생각하는 타입이다. 다른 사람에게 부하직원을 욕함으로써 향후 자신의 폭언이나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고단수다. 표면상으로라도 좋은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좋으며, 상사와 가까운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
사소한 것에 집착하는 '시누이형'은 말이 많고 잔소리가 심하며, 타인의 결점을 찾는데 익숙하다. 또한 늘 부정적인 말과 행동으로 사람을 대한다. 하지만 자신이 던진 말을 쉽게 잊기 때문에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적당히 수긍하며 넘기면 상처를 덜 받을 수 있다.
뇌신경 심리학자인 이안 로버트슨(Ihan H. Robertson) 교수는 저서 <승자의 뇌>에서 권력을 쥐면 사람의 뇌가 바뀐다고 주장했다. 권력에 중독되면 목표 달성과 자기 고집에 집중하면서 공감능력이 뚝 떨어진다고 한다. 뇌의 호르몬이 변하면서 타인의 감정을 읽고 재구성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전두엽과 섬엽의 특정 기능이 저하된다는 이론이다.
직장인이라면 알아둘 필요가 있다.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라 했다. 적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면 덜 위태로울 수 있고, 공격을 당해도 덜 상처 받을 수 있다. 스스로 견뎌내기 위해서는 무지개처럼 다양한 빛깔의 성향을 가진 상사에게 대처하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