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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메리카노 Aug 27. 2023

조금만 더, small movement

(나의 꿈은 “건강한” “낭만적인” 부자할머니 )

#워킹맘일상 #필라테스 #smallmovement #건강한부자할머니 #스몰윈



지난 1년 반 동안 꾸준히 필라테스 피티를 받아오고 있는 중이다.

바쁘거나 출장이 있거나 애가 아프거나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몇주간 부득이하게 쉬었던 적이 있었지만, 특별한 이유가 없이는 꾸준히 지켜온 나의 루틴이다.

매번 등록을 갱신해야 할때가 오면, 마음 속에 재등록을 해야 할까 말까 수백번도 더 생각을 하지만

여기까지 1년 반 이상 루틴을 포기 하지 않고 지켜오고 있다.  

결과적으로, 나의 체력이 현저하게 강해지거나 눈에 띄게 살이 빠졌다던가 아쉽게도..

그런 드라마틱한 결과는 없다 ㅎㅎㅎ



그래서 그만둘까 라는 생각도 했었다.

금요일 오전이면 너무 피곤하고 힘들고 쉬고 싶고 눕고 싶고. 그런 관성의 법칙에 지배되는 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하기로 한 것은..

필라테스를 하면서 체력 단련의 기쁨을 (괴로움도 있지만) 조금이나마 느꼈고

내 몸의 문제, 밸런스가 어느 쪽에 무너졌는지를 볼 수 있었고

1년 넘게 함께 해온 피티 샘이 내가 약한 부분, 안 좋은 부분이 악화되지 않게 운동하는 법을 알려주었고

조금씩 체형, 포스쳐 개선을 해가는 과정이 눈에 보여서 좋다고 생각했다.

필라테스 기구에 몸을 올려 거울 속에 보이는 내가 아는 다 답지 않은 나도 멋있어 보여서 좋았다   

게으름을 이기고 집 밖에 나와 버스를 타고 필라테스 스투디오로 향하는 이 스몰 윈에

뿌듯함, 성취감을 느끼는 것은 덤이고.


거기서 가장 중요했던 마음은 “조금만 더” 였다

피티 샘도 늘 강조한다. 내가 힘들어 하면 small movement 면 충분하다고.

마지막 세트까지 finish 하자며 격려한다.  



어제는 정말 힘들었던 아침이었다.

목요일 밤 11 시 반까지 회의가 있었고,

그 이후에 딸 아이의 학교에 적어서 내야 할  엄마 숙제를 해야 했다.

그 이후에  아이랑 같이 깜빡 잠들었다 일어난 남편과 일 이야기, 돌아가신 엄마 이야기를 하며

울다가 웃다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새벽 2시 쯤 잠이 들었다.   

목요일 밤 회의 결과 상 금요일 오후 각 나라 사장들에게

무거운 메세지를 전달해야 하는 회의들이 금요일 오후에 잡혀 있었고 이미 아침부터 마음이 무거웠다.

생식 한잔 + 일 일 일

금요일 필라테스를 급 캔슬해도 되는 여차저차 구구절절 엄청나게 많은 좋은 이유들이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피티 샘이 오늘 우리 하는거 맞아? 라면서 자기가 착각을 했는지 메시지가..

오늘 수업 아니야 라고 보내버리고 싶었지만..

조금만 더” 힘내보기로 마음을 먹은 나는 스투디오로 향했다.

요즘 애정하는 김동률의 음악을 들으며.. 상쾌한 싱가포르의 아침을 누렸다.


필라테스가 재미있는 것은 매일 새로운 종류의 포스쳐를 시도하고

몸의 구석구석 근육을 사용한다는 것.  이번 주는 사이클링도 했고 필라테스도 성공.  

체크박스를 틱 하는 일 만큼 설레는 일은 없다.




16시간 공복이 내 민감한 위에 부담이 되는 것 같아서

저녁을 적게 먹거나 스킵하는 방식으로 변경해서 진행 중이다.

그래도 여전히 밀가루, 설탕은 멀리 하고 있고.  

어제 저녁을 안 먹고 운동까지 했더니 드디어 배가 고프다…  



바로 스타벅스에서 밀가루가 거의 없는 치킨 피타 랩을먹는데

어느 노년의 여행객이 눈에 띄었다

하얀색 상의, 어두운 하의로 커플룩을 맞추어 입고 싱가포르에 여행을 온 듯한 이 노년의 부부…

돌아가신 엄마 생각, 홀로되신 아빠 생각도 나고, 남편도 생각이 난다.


저렇게 커플룩 맞춰입고 세계 여행을 다니는 낭만이 넘치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야지.  

최근에 유행하는 책 제목이던가, 나의 꿈은 부자 할머니 ?


나의 꿈은 “건강한 남편과 자녀가 있는, 건강하고 낭만이 넘치는 근사한 부자 할머니” 가 될꺼야 !


“조금만 더” 힘내서 운동 열심히 해서 체력을 기르기로 결론.

“조금만 더” 버티고 성장해서 회사의 저 높은 곳 까지 가보기로.

“조금만 더” 힘내서 아이와 행복한 시간을 많이 갖고 홈스쿨도 열심히 해가기로.  

“조금만 더” 힘내서 주변을 돌아보고 사랑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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