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만의 문화로 만들고 싶은 지극히 개인적인 나의 버켓리스트가 있다.
가족들에게는 의견을 묻지 않았고 독재자 엄마의 로망. (훗훗 - 다 내 마음대로 할꺼야!)
평생 혼자 살줄 알았는데...
어느새 결혼을 해서 남편이 생기고 어느 덧 감사하게도 어여쁜 아이가 생겼다.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하고 훌훌 버리고 떠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싱글에서,
이젠 함께 견고히 지켜가야 할 가족이 생기니 행복도 잠시 생각이 많아진다.
왠지 실수하고 싶지 않고 완벽을 기하고 싶은 마음.
왜 아무도 우리에게 어떻게 좋은 부모가 되고, 어떻게 가족을 이루어가야 하는지 가르쳐 주지 않았을까?
고작해야 드라마 속의 가족의 모습 (막장 드라마 말고 그마나 행복한 가정의 롤모델이 등장했었다면)
또는 자신의 부모와의 관계와 자신이 경험한 가정의 모습이 유일한 기준이 되어 버리고 마는 듯 하다.
10년후 20년 후 나는 어떤 가정을 만들고 싶을까?
내가 꿈꾸는 가족의 모습을 떠올리며.. 나의 버켓리스트를 끄적끄적 적어봤다.
내 어린시절은 중고등학교 시절 제대로 된 "가족여행"을 떠나본적이 없었다.
부모님의 실직과 삶의 고단함으로 "여행"은 사치였다.
친구들이 방학이면 가족여행을 떠난다고 했을 때
나는 처음으로 가족여행이라는 것이 있구나 라는 것을 알았던 듯.
가족이 생기면 가족여행을 나도 꼭 가보고 싶은 로망이 있다.
해외라도 국내라도 짧게라도 타이틀 "가족여행"으로 어디라도 좋다.
여행에 있어서 내가 좋아하는 파트는,
가족끼리 힘을 합쳐서 새로운 환경이라는 챌린지를 극복해간다는 점이다.
일단 새로운 장소에 갔으니 무엇을 먹을까부터 시작해서,
낯설은 환경에서 지도를 보며 함께 어디로 어떻게 움직여 갈지 등등…
또한 여행지에서 만날 수 있는 아주 사소한 트러블까지 모두 극복해야 할 챌린지이니까.
가족은 이렇게 단단해지는 연습을 하는 것이 아닐까?
받아도 받아도 넘치지도 배부르지도 않은 것이 부모님과 조부모님의 사랑이다.
엄마아빠가 줄 수 있는 사랑도 좋지만,
할머니 할아버지가 주실 수 있는 또 다른 종류의 푸근한 내리사랑을
우리 아이가 경험하고 평생 간직했으면 좋겠다.
나와 남편 역시, 해외에 사는 이유로 부모님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일부로라도 일년의 루틴처럼, 시간을 따로 만들고 계획해서 부모님과의 시간을 꼭 갖고 싶다.
유대인들의 육아방식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인상깊게 생각한 부분이다.
아이를 위해 부모가 축복하며 기도해주는 시간.
유대인 부모들은 부모라는 하나님이 주신 소중한 특권을 누리고 사용하라고 한다.
사랑하는 자녀를 이 땅에서 맡고 있는 우리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축복을 베풀고 선포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일은, 우리의 자녀를 하나님의 이름으로 축복하고 사랑해주는 것이다.
내 아이를 직접 축복해주는 일, 꼭 하고 싶은 일 중에 하나다.
주기적으로 매주 주일날, 아니면 한달에 한번이라도...
아이의 기억 속에 우리 가정의 루틴으로 남아 평생 기억할 수 있도록.
그리고 소리를 내어서, 아이를 향한 하나님의 축복을 구하는 기도를 하고 싶다.
관객은 아무도 없어도 좋다.
그냥 우리 가족끼리 함께 모여 악기나 목소리로 함께 찬양을 하거나
아이가 좋아하는 최신 유행곡을 부르거나~
함께 연주하고 취미를 공유하면서 가족의 마음이 하나로 모여지고
가족만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함께 성취하는 즐거움과 행복이 더해가지 않을까
내 기억 속 연말연시 우리 가족의 풍경은, 지상파 3사의 연말시상식을 돌려보는 모습이다.
그 또한 물론 재미있었지.
뜨뜻한 방바닥에 누워 귤을 까먹으며 가족끼리 누가 될 것 같다며 티비 속 그들을 응원하던..
내가 하고 싶은 우리 가족의 한해의 마무리는, 거창하게 말하면 워크샵, 현실은 가족끼리 수다.
무언가를 정하고 성취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아주 아닌 것은 아니고 부수적인)
한배를 탄 한 팀으로 서로의 한해를 나누고 서로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이 꼭 필요한 것 같다.
내 사랑하는 사람들의 올 한해는 어떠했는지,
무엇이 기억에 남고 어떤 어려운 점 또는 기쁨이 있었는지..
다가올 한해는 어떤 꿈이 있는지 말이다.
한해의 감사했던 것을 나누고, 서로 꿈을 나누고,
어떤 가족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갖고 싶다.
서로의 꿈이나 기도제목을 종이에 적어서 타임캡슐 같은 곳에 넣어두고,
1년 뒤 워크샵 때 펼쳐본다던가…?
우리의 삶 속에 보이지 않게 존재하는 은혜를 더욱 가까이 발견해갈 수 있겠지.
매년 돌아오는 특별한 시즌에 특별한 가족만의 이벤트를 갖고 싶다.
특히 크리스마스 때! 가족이 함께 모여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고 선물을 교환하고..
함께 케익을 만드는 등… 무엇이라도 좋다~
나중에 아이가 커서 엄마아빠가 곁에 없더라도…
우리 가족의 특별한 이벤트를 기억하고 행복해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열심히 공부하고 돈을 버는 이유가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가기 위함임을 알려주고 싶다.
우리가 가진 건강한 신체와 물질을 나누는 삶을 몸소 보여주고 함께 실천해가는 부모가 되고 싶다.
함께 봉사활동에 가서 작은 일이라도 함께 해도 좋고..
함께 저금통에 동전을 모아 구세군 냄비에 기부를 해도 좋고…
이것은 아이가 5살 이상 되었을 때 할 수 있으려나.
한국에 있는 친척이나 조부모님의 집에 보내거나, 친구의 집에 슬립오버 보내거나..?
부모와 떨어져서 하루 이틀을 보내보는 시간?
서로의 빈자리를 느끼며 독립심을 갖는 의미에서.. 루틴처럼 해볼만 할 것 같다.
(참고로, 아직 전---혀 마음의 준비는 안됬음. 언젠가...꼭 안해도 되고..)
각자 자기 방에서 문 걸어잠그고 꽁꽁 숨어서 개인적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할 일을 한 곳에서 카페처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벽면을 라이브러리로 만드록, 중간에 커다란 테이블을 한두개 만들어서…
그 곳에서 엄마는 책보고 아이는 공부하고 아빠는 일하고, 뭐 이런 식으로?
요즘에 이런식으로 꾸민 가정들이 많던 것 같은데, 나도 꼭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제발 이렇게 멋진 집이 나에게 언젠가 나타나기를~
너무 하고 싶은거 많아서 큰일이다.
자타공인 팀웍 좋은 우리 남편은
결혼 후 벌써 이런 루틴과 이벤트가 너무 많아서 피곤해 하는 듯.. 약간 눈치보이지만..
꿈꾸는 것은 자유니까 나는 키보드 꾹꾹 눌러 내 마음을 이 곳에 담아본다.
작은 것이라도 버켓 리스트 성취에 가까이 가는 2021년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