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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Woman at 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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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메리카노 Nov 29. 2019

당당하게 테이블 중앙에 , 앞 자리에 앉자

Lean in, Sit at the table!

과거 내가 담당했었던 20여명 남짓의 팀에, 매우 작고 아담한 외모의 분석적이고 실행력 있는 한 여자직원분이 계셨다. 그녀는 30대 후반 정도의 일본인이었는데, 키는 145센치 정도로, 허리가 좋지 않아 결코 하이힐도 신지 않았다. 나는 그녀를 매우 좋아했다. 일단 해야할 업무와 기한을 정확히 파악하고 성과를 냈음은 물론, 그녀의 성격도 나와 잘 맞았다.

완벽한 그녀의 아킬레스건은, 아마도 "여성" 이라는 점이었을까. 무엇이었을까?

우리 브랜드에 시급한 문제가 생겨, 관계부서와의 미팅이 잡혔다. 관계부서의 중간 리더들의 대부분은 업계의 백전노장 중년 남성. 현재 상황에 대한 그녀의 수준 높은 분석은 적당한 해결책으로 우리를 이끌어 줄 것이다.

회의를 리드하는 그녀는 끄트머리에 앉는다. 중심에 앉자고 내가 권유한다. 상황의 개요 및 분석을 전달하는 그녀의 눈동자와 목소리는 중간중간 떨린다. 내 마음이 조마조마 하다. 누가 그녀의 말이라도 끊으면 그대로 그쪽으로 바통이 넘어간다. 긴장했을 때의 버릇은 중간중간 손수건으로 코를 만지는 것. 이런저런 부정적인 이견에 그녀는 그들과 열심히 싸우지만, 그들은 "I agree but" 을 해대며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

팀이 커지면서, 나는 그녀에게 3-4명쯤의 팀을 맡기고자 했다. 그녀의 경험과 실력이면 충분히 팀원들을 잘 트레이닝 시키고 팀 성과도 믿을 만하리라는 판단이었다. 그녀 역시 리더로의 승진을 희망했다. 결정에 앞서, 주변 관계부서 및 팀 내 다른 리더에게 의견을 물었다. 누구하나 그녀의 능력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그녀가 리더로 자신과 동급 또는 이상이되는 것은, 여자고 남자고 하나같이 반대했다. 업무상 중대한 이유는 단 하나도 없었다. 하나 같이, "어리다" "리더경험이 없다" "원래 ㅇㅇ 업계 출신이다" 등등. 반대를 위한 반대였다. "맨날 말만 그럴듯하게 하고 실제 일은 제대로 안하는 니들보다 낫거든" 속으로 생각했다. 그런 사람들이 승진하는 꼴은  보기 싫다.


나는 예정대로 그녀를 리더로 승진시켰다. 그녀를 리더로 서포트 해줄 팀원들을 적절히 배치해 그녀가 성공할  있게 도왔다. 어려움은 있었지만 들리는 소문에 의하자면 여전히 잘 해나가고 있다고 한다.

나는 그녀를 포함한 우리 팀의 여자직원들에게 구글페이스북 리더인 셰릴샌드버그의 린인 (Lean In) 이라는 책을 선물했다. (회사 돈으로!) 그리고 강조했다.

당당하게 테이블 중앙에 ,  자리에 앉아요.
우리의 프레젠스는 우리가 만드는 것입니다.




무리하게 억척스럽고 강해질 필요는 없지만, 우리의 존재감을 만들어가는 노력은 중요하다. 실력은 필수다. 그러나 실력만으로는 부족하다. 때때로 드라마  연예인이라도   이미지메이킹 하는 . 드라마 VIP 장나라 (나정선차장)처럼 우리도 프로답게, 멋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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