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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과삶 Dec 24. 2018

"왜?"라고 질문해보세요.

함께 쓰는 성장의 비결 #9: 새로운 학습의 시작점, 호기심 

얼마 전 제가 운영하는 영어 동아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회원 각자가 일주일에 한 번씩 원하는 주제를 발표하는 모임인데, 회원끼리만 진행하면 식상하지요. 그래서 가끔 초대 손님을 부릅니다. 미국 교포를 섭외하였는데 발표 주제를 고민하던 그에게 이렇게 질문했어요.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살아보니 느낌이 어떤가요?"


그는 '내가 한국에서 자주 받는 질문'이라는 제목으로 간단히 설명을 했지요. '왜 결혼을 안 했는지?, 한국과 미국에서 삶의 차이는 무엇인지?, 어떤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지?, 한국에 계속 살 건지?' 등의 질문을 주로 받는다고 했어요. 그리고 우리 회원들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미 주로 받는 질문에 답을 했기에 회원들이 어떤 질문을 할까 궁금했고, 질문이 많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도 되었죠.


그날 가장 많은 질문을 했던 K를 소개하고 싶어요. K는 보기에 전형적인 중년의 아저씨입니다. 흰머리도 희끗희끗하고, 얼굴에 파인 주름만큼 경력도 많고, 장성한 자녀도 있습니다. 수 십 년 동안 일을 했으니 이제는 노후를 고민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을 정도죠. K의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처음에 막연하게 보였던 교포의 삶을 더 구체적으로 알게 했어요. 더 놀라웠던 것은 그의 호기심이었습니다. 어떻게 많은 질문을 쏟아 낼 수 있을까요? 그날 우리는 News의 발음이 "뉴스"가 아닌 "뉴즈 [nuːz]"라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어요. K가 교포에게 "한국 뉴스를 보면 얼마나 이해하는지?"를 물었거든요. 그의 호기심이 영어실력으로 연결된다는 걸 알게 된 순간이었죠.


여러분의 호기심은 안녕하신가요? 아이들은 참 호기심이 많아요. 5-6세가 되면 모든 게 궁금해서 셀 수 없을 정도로 질문을 하지요.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이런 호기심이 점점 사라집니다. 호기심으로 시작했던 궁금증이 어느 정도 해소가 되어 더 이상 궁금하지 않거나, 경험으로 알게 되면서 새로운 정보에 대한 욕구가 줄어들죠. 나이가 들수록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지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커집니다. 물론 K와 같은 예외적인 사람이 있지만요.


정보와 지식을 쌓아 경험을 더하는 학습은 어디에서 시작할까요? 처음에는 관심과 관찰에서 나옵니다. 자세히 쳐다보고, 연구를 하는 거죠. 그러면서 '어떤 특징이 있는지, 다른 현상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왜 그런지'와 같은 질문에  답을 찾으면서 학습합니다. 학습의 단계로 옮겨가기 위해서는 관찰이 선행되어야 하는데요. <탁월한 사유의 시선>에서 최진석 교수는 호기심을 관찰의 시작점으로 보았습니다. 


"관찰을 할 수 있고, 할 수 없게 만드는 그 차이는 어디서 나올까요? 바로 궁금증과 호기심입니다. 호기심이 큰 사람은 관찰을 할 것이고, 호기심이 작은 사람은 관찰까지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관찰을 유지시키는 힘, 그것이 바로 집요함이고 몰입입니다. 인생의 다양한 방면에서의 승패는 자신을 이 몰입의 단계까지 집요하게 끌고 갈 수 있느냐 없느냐가 좌우합니다." 


한 분야를 호기심에서 시작하여 관찰하고, 몰입과 학습으로 실제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나면 우리는 만족합니다. 이미 잘 안다고 판단하여 더 이상 그 분야를 생각하거나 고민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자전거나 자동차를 운전하는 법을 배울 때와 동일합니다. 처음엔 몰입해서 배우지만, 익숙해지면 무의식적으로 할 수 있지요. 해당 분야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호기심입니다. 호기심은 이미 잘 알고 있는 분야에서도 새로운 학습을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늘 똑같이 하던 것도 호기심을 가지면 더 좋은 방법을 개발하게 합니다.  


어떻게 하면 K와 같이 호기심을 가질 수 있을까요? "왜(Why)?"로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여러분이 늘 하던 일이지만 스스로 "왜 이렇게 해야 하는 거지?", "다른 방법은 없을까?"라고 질문해보세요. 이러한 호기심이 유기적으로 일과 삶에 연결되어 여러분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동력이 됩니다. 그야말로 성장의 비결인 셈이죠. 이제부터라도 일상에 "왜?"라고 질문하고, 호기심을 가져보세요. 달라진 여러분을 발견할 겁니다.


다음 매거진 글은 김희성 작가님의 <글을 쓰고 싶지만 도저히 시작하지 못하는 이들에게>입니다. 글쓰기  습관을 기르는 원칙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다른 분야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글입니다. 나이도, 직업도 다양한 7명이 펼쳐내는 성장 스토리. 매일 오전 8시 발행되는(주말에는 오전 11시) 성장의 비결이 궁금하다면 매거진 구독을 눌러주세요. 한뼘 더 성장할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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