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ttle Art Museum: Double Exposure 특별전
시간 여유가 있어 시애틀 아트 뮤지엄에서 Double Exposure 특별전을 관람했다. Double Exposure는 그 의미대로 사진 제작 방법 중 이중 노출에 해당하지만, 보는 관점에 따라 양면성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전시는 다양하면서 때로는 충돌하는 관점의 원시적인 정체성을 탐색하도록 안내했다.
1시간의 Double Exposure 도슨트 투어에 참여했다. 늘 그렇듯 자원봉사자인 듯한 연세가 많으신 분이 진행했고, 참가자들도 노인이 많았다. 우리나라 미술관에는 어린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많은 반면, 외국의 미술관에는 노년에 문화를 즐기시는 분이 많은 게 다르다. 이번 도슨트는 특별히 아이패드를 들고 중간중간 참고하면서 설명했다. 중간에는 아예 보고 읽기도 했다. 가끔 실수도 하고, 기억나면 말해 주는 그런 맛도 없어, 도슨트 영역도 디지털화가 되는 것 같아 조금은 씁쓸했다.
Double Exposure는 Edward S. Curtis, Marianne Nicolson, Tracy Rector, Will Wilson 네 작가의 특별전으로 구성되었다. 이들은 미국의 역사적인 사진작가로 미국 원주민의 삶과 경험을 사진에 담았다.
Edward S. Curtis는 1900년대 북미 원주민이 사라질 것을 염려하여 주로 이들을 대상으로 사진으로 남겼다. Princess Angeline는 Curtis가 최초로 스튜디오에서 인물사진을 찍은 작품이다. Curtis는 인물사진을 주로 현장에서 찍었다. 시애틀 추장의 딸 Kikisoblu(1820-1896)는 Princess Angeline라 불리었다. 한때 추장의 딸로 공주처럼 자란 그녀가 원주민이라는 이유로 쫓겨나 물가에서 힘든 일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했다. 사진으로 보다시피 공주라기보다는 우리나라의 친근한 할머니 같다. 그녀는 고단한 삶을 거쳤지만 공주의 위엄은 잃지 않았다.
Marianne Nicolson은 전통적인 Dzawada’enuxw First Nation 원주민 표식을 현대적인 맥락에서 상징적인 유리 작업으로 투사하여 재창조했다. 사진작가이자 언어학자인 그는 멀티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고향 브리티시 콜롬비아 주의 Kingcome Inlet 영역과 깊이 연결했다. 실제 미술관에는 해당 원주민의 환영 인사말과 바닷소리를 들려준다. 작가들은 늘 자기 고향을 잊지 못해 작품에 반영한다. 이 작품을 보면서 도슨트는 설명해주기보다는 우리가 무엇을 느낄 수 있는지, 어떤 느낌이 드는지 질문했는데 그런 가이드가 더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필름과 디지털 매체를 통해 Choctaw와 Seminole는 Tracy Rector의 샐리시 바다(Salish Sea) 원주민의 이야기를 전했다. Tracy Rector의 작품 사진은 찍지 못했다.
Will Wilson는 Curtis가 사용한 초기 이미지 메이킹 기술을 사용하여 새로운 원주민 작품을 내놓았다. Citizen of the Komoks Nation의 경우 원주민이 자기 할머니 사진을 가지고 찍은 모습인데 그 할머니 사진은 위에서 소개한 Naida, The Proud Princess(1914, Edward S. Curtis) 작품이다. 도슨트는 이 원주민의 복장에 대해 어떤 것이 느껴지는지 질문을 던졌다. 자신이 자랑스러워하는 할머니의 사진을 보여주는 자리이니 아마도 가장 좋아하는 옷과 모자를 걸쳤을 거라 알려줬다. 앱을 다운로드하여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면 실제 이 바이올린 연주자가 설명하는 영상이 나온다. 작품은 사진에만 머물러 있지 않았다.
사진에 대해서는 문외한이고 여러 작품이 많아서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지 잘 모르는데 도슨트 투어로 핵심적인 작품과 작가에 대한 설명을 들어 이해하기도 쉬웠고 시간도 절약했다. 투어를 마친 후 잠시 쉬었다 다시 혼자 돌아보면서 도슨트가 안내한 내용과 질문을 떠올리며 작품을 감상하니 조금은 작가와 연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