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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과삶 Jul 13. 2018

[시애틀] 라이드 덕 투어

Ride the  Ducks of Seattle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Sleepless in Seattle, 1993)이라는 영화 때문에 왠지 모르게 시애틀에 대한 로망이 있었던 것 같다. 현빈 주연의 영화 만추(2010)도 시애틀이 배경이었다는 것을 라이드 덕 투어 검색하면서야 알게 되었다. 두 영화 모두 다시 보면서 시애틀에서의 추억을 되새겨야겠다. 시애틀은 정말 작은 도시인 것 같다. 웬만한 곳은 도보로 이동이 가능하고 정말 지인의 말처럼 반나절이면 구경 다한다는 말도 맞을 수 있겠다. 

7월의 시애틀은 참 좋은 계절이다. 낮에는 한여름처럼 태양이 내리쬔다. 하늘도 파랗고 맑다. 저녁 9시까지 해가 지지 않아 충분히 관광을 즐길 수 있다. 아침, 저녁에는 좀 쌀쌀하다. 수많은 스타벅스에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따뜻한 커피를 홀짝거리며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마치 시애틀에 사는 사람처럼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며 거리를 누리고 다녔다. 시애틀의 인상적인 점은 사람만큼 개가 많다는 것이다. 애견인들은 시애틀에서 살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시애틀 여행을 생각하면서 꼭 하고 싶은 게 라이드 덕 투어였는데 우리나라 블로그에 최신 정보는 별로 없었다. 한때 2015년 전에 유행했던 것 같은데, 사고가 나서 운행을 중단했다는데 그 이후 정보는 거의 없었다. 그래도 라이드 덕 투어 사이트 상으로는 별 문제가 없어 보여 시도해 보기로 했다. 예약도 가능했지만 비행기 시간이 어떻게 될지 몰라 도착 후 예약을 했는데 주말에는 매진이 빨리 되어 가급적 미리 원하는 시간에 예약하는 것도 좋겠다. 해외 도시에서 시티투어를 꼭 해보는 나로서는 버스도 되고 배도 되는, 수륙양용차를 타는 시티투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었다. Seattle Center나 Westlake Center에서 탑승이 가능한데 시간표와 좌석 여유를 봐서 편한 곳에서 티켓팅 하면 된다. 90분 투어 금액은 티켓이 $37.5(Quacker라는 오리 소리 나는 호루라기 포함)에 세금 $3.54가 추가되어 총 $41.04로 한화로는 47,000원 상당이라 가격은 꽤 비싼 편이다.

Westlake Center에 정차된 라이드 덕 투어 버스

사이트 상에는 좌석도 정할 수 있어서 나름 기대가 컸는데, 좌석은 2인용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작았다. 만추 영화 포토상에는 현빈과 탕웨이가 편하게 앉아있는 모습이 나오는데, 영화와 현실은 다르다. 다행히 내 옆자리에 아무도 앉지 않았지만 뒷자리 사람의 무릎이 내 좌석에 닿아 상당히 불편했다. 버스는 너무 노후되어 사고라도 나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이다. 세련된 시티투어를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권장하지 않는다. 투어가이드는 나름 여러 개의 가발과 도구, 음악을 사용하여 즐겁게 해주려 했으나, 그의 빠른 영어를 다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라이드 덕 투어 가이드가 가스 웍스 공원(Gas Work Partk)을 설명하는 모습

그래도 가장 설레고 즐거웠던 순간은 도로를 달리다가 레이크 유니온(Lake Union)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수륙양용차를 처음 타본지라 그런 것 같다. 바다 위에서 주변의 여유로운 모습을 보니 나름 기분이 좋았다. 멀리 보이는 가스 웍스 공원(Gas Work Partk)에서 휴일을 즐기는 사람들의 풍경이나 요트를 타고 즐기는 것이 좋아 보였다. 한국은 늘 경쟁으로 여유없이 앞만보고 달리는데 이곳은 충분한 여유가 넘치는 곳이다. 그래서 부럽기도 하다. 라이드 덕 투어는 한 번쯤은 타보는 것을 권하나 큰 기대는 하지 말기를 바란다. 그래도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요트나 배를 타고 즐기는 여유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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