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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rld traveler Nina Sep 25. 2022

무장해제시키는 존재의 소중함

시간이 지날수록 소중한 관계가 된다는 것

너와 함께한 햇살이 좋던 고기리의 카페에서

나를 무장해제시키는 사람들이 있다.

몇 달만에 만나도 지난주에 만났던 것만 같은 친근감이 느껴지는 그런 사람들을 만날 때면

오랜만에 만났는데 진짜 어제 만난 것 같고 지난주에도 이렇게 웃고 떠들었던 것만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과 관계 맺는 것이 어려워지기도 하는데 이럴 때 이런 존재의 사람들이 빛을 발한다.

사랑은 만날 수록 식어가기도 하지만, 이런 관계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무르익는다.


나이가 한 살 한 살 먹으면 인간관계가 점점 줄어들게 된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그리고 누구와 함께 있느냐에 따라서 평소의 모습과 다른 페르소나를 보일 때도 있다. 

가족과 함께 있을 때의 나와 회사에 있을 때의 나와, 친구들 앞에서의 나와,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 앞에서의 내 모습은 각기 다르다.


열심히 가꾼 식집사인 너의 작품들

오랜만에 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우리 집에서는 조금 거리가 있는 새로 이사한 집으로 방문하기로 했던 것은 순전히 나의 결정이었다.


누군가의 집을 시간을 들여서 방문하는 것도,

방문할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도 쉽지 않다.

가족이 아닌 누군가를 잠시라도 집에 들이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너에게로 가는 길이 즐거운 것을 보니, 내가 참 

이 친구를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집안에는 너의 감성이 그득그득한 채로 

초록 초록한 식물들이 가득했고, 요가를 하기 위한 매트와 말끔하게 정리 수납되어 있었다.





집에 도착해서 나를 가장 반겼던 것은 아무래도 너의 반려견들이었다. 

처음에는 낯설어서 마구 경계심을 가지며 짖으면서도 꼬리를 흔들며 호기심을 감추지 못한다.

그러다가 웃으며 손을 내밀면 가까이 다가와서 안기는 귀여운 녀석들.

내 품에서도 편안해 보이는 귀여운 너의 반려견 콩이


매콤 달콤한 로제 떡볶이와 튀김으로 점심을 먹은 후,

햇살이 좋은 너의 집에서 찬장에 고이 모셔둔 예쁜 찻잔을 꺼내어 둘 다 디카페인 커피를 마셨다.

오후의 햇살이 따사롭게 비추는 정말 평화로운 시간들이 우리 앞에 펼쳐졌다.

블루투스 스피커로 퍼져 나오는 잔잔한 노래와 창밖의 반짝 거리는 나무 잎사귀의 반짝 거림과 식물들과 함께.

나는 소파에 누워, 너는 바닥에 누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행복감으로 물들었다.

입 밖으로 자꾸 행복하다는 말이 꺼내졌다. 일상의 행복이란 게 뭐 별거 있을까.

나를 무장해제시키는 사람과 함께 이렇게 맛있는 것을 먹으며, 풍경과 햇살이 좋은 곳에 몸을 뉘이며,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시는 것이 오늘의 내게는 행복이었다.


햇살이 좋은 너의 집에서 너와 함께한 차 한잔

커피를 한잔 마시고는 우리는 밖으로 산책을 나갔다. 

가로수가 늘어선 나무로 된 산책로 데크에는 가을이 많이 묻어 있었다. 낙엽이 떨어지기도 했고, 

잎사귀들이 가을의 빛깔로 물들고 있어서 계절의 변화가 느껴져 아름다웠다.

무엇보다 즐거웠던 것은 무슨 이야기든 꺼낼 수 있는 대화 상대와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었던 거 같다.


걷는 길이 힐링이었던 산책


저녁으로 우리는 바삭하고 짭조름한 후라이드 치킨을 먹으며 밀린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연스럽게 알코올을 좋아하지 않는 너는 물을, 알코올에 환장하는 나는 맥주를 마셨다.

그리고 그동안 듣지 못했던 별 거 아닌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웃고 또 많이 웃었다.

나의 주말은 그렇게 소중한 친구와 함께 행복한 일상을 보내며 흘러갔다. 


웃고 떠들며 먹었던 평범한 저녁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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