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를 추억하며

카파도키아 벌룬투어

by 루 살로메
카파도키아에서 했던 벌룬투어


사람이기 때문에 변하는 것일까. 변하기 때문에 사람인 것일까.


2013년 나는 1년 여 넘게 일한 프로그램을 끝마치고 그리스와 튀르키예로 여행을 떠났다. 그리스 IN - 튀르키예OUT! 하필 그리스를 먼저 방문한 바람에 튀르키예에서 큰 감동을 느끼지 못했다. 물론, 아름답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나 당시 나는 그리스를 더 좋아했던 것 같다. 그리고 어느덧 12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이제 중년의 부인이 되어버린 나는 튀르키예를 그리워하게 되었으니. 되돌아보면 아름답고 신비로운 곳이었는데 나는 그때 왜 오롯이 그것을 느끼지 못하였을까. 그때만 해도 튀르키예에 다시 오고 싶은 마음이 영영 생겨나지 않을 것만 같았는데.. 이상하게도 요즘은. 그곳에 다시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당시 친구 S에게 여행계획을 말했을 때 친구는 튀르키예에 가면 꼭 벌룬투어를 해야 한다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당시 벌룬투어 가격은 결코 저렴한 가격이 아니었고 이런저런 이유로 망설여졌다. 또한 벌룬투어를 둘러싼 각종 사고 소식과 루머들이 많았기에 겁이 났다. 하지만 친구는 "다른 사람들은 벌룬 투어하러 카파도키아에 간다는데.. 거기까지 가서 벌룬투어를 안 한다고???" 라며 흥분하였다. 그리고 나는 친구의 말대로 카파도키아에 도착하자마자 벌룬투어를 예약했고 무사히 투어에 참여할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때의 차가운 새벽공기와 SF 영화 속 장면 같았던 카파도키아 풍경이 생각난다. 한여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벽 기온이 낮아 옷을 겹겹이 껴입고 카파도키아의 하늘을 날아오르던 그 때. 미래에 대한 어떤 걱정도 없이 프로그램이 끝나면 혼자 여행을 떠나던 시기. 그때의 라이프 패턴이 영영 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던 시절. 떠날 생각을 하며 일하던 시간. 하지만 나는 튀르키예를 다시 그리워하거나 방문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12여 년이 지난 지금.. 나는 변하였다. 그때의 풍경을 언젠가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인간이 얼마나 흔들리기 쉬운 존재인지 생각한다. 무엇이든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달으면서. 변하기에 인간일 것이다. 돌덩이 같았던 마음이 모래알처럼 흘러내기에 인간일 것이다. 백사장. 종아리를 걷고 걸었던 셀축 근처의 고요한 바닷가가 생각난다. 정말이지 그곳에 다시 가고 싶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하였는데 요즘은 그곳이 무척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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