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의 언어
아마, 세상이 늘 기대한 대로만 흘러간다면 재미없을지도 모릅니다.
우리의 뇌는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 안정을 느끼지만,
예측할 수 없는 자극에서 오히려 더 큰 흥미와 쾌감을 느낍니다.
그렇다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기대는 어떤 모습일까요?
인간관계도 결국, 예측 불허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사실, 관계에서 기대가 생기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우리는 보통 내가 애정을 준 만큼, 상대도 나를 소중히 여기고
그만큼의 무언가가 돌아오길 바라게 되죠.
‘주는 만큼 받고 싶은 마음’,
‘상대의 감정이 나와 같았으면 하는 마음’이
‘기대’라는 이름으로 올라오는 겁니다.
그러다 문득, 상대가 그 기대치에 못 미칠 때
우리는 서운함을 느낍니다.
혹시 ‘답정러’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자신이 원하는 답이 정해져 있으면서도
상대에게 묻는 사람을 뜻합니다.
마음속에는 이런 말이 숨어 있죠.
“내가 원하는 말만 해줘. 상처받기 싫으니까.”
확신을 주는 말로 마음의 안정을 얻고 싶은 마음,
예상치 못한 대답에 실망하고,
심지어 관계를 의심하게 되는 건
사실 누구나 경험하는 감정일지 모릅니다.
그렇게 관계는 어느 순간
‘질문’과 ‘확인’의 반복이 되어가기도 합니다.
감정에 민감하고, 애정이 깊은 사람일수록
자신도 모르게 ‘답정러’의 말투나 태도로
사랑을 표현할 수 있어요.
그건 잘못이 아니라,
그만큼 사랑을 확인받고 싶다는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다만, 그 기대를 조금 내려놓고
상대의 방식으로 사랑을 바라보려는 시도는
관계를 훨씬 더 편안하게 만들어줍니다.
내가 주는 방식만 고집하거나
그 방식대로 돌려받기를 바라기보다,
상대의 언어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사람마다 사랑을 표현하는 언어가 다릅니다.
누군가는 ‘말’로,
또 어떤 이는 ‘행동’으로,
혹은 묵묵한 배려로 마음을 전하기도 하죠.
예를 들면, 다정한 말을 자주 하지 않더라도,
매번 “잘 도착했어?”라고 물어오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 사소한 말 한마디에,
그 사람만의 방식이 담겨 있을지 모릅니다.
그 사람이 자주 해주는 말은 뭘까?
어떤 상황에서 감정을 표현할까?
침묵 속에는 어떤 따뜻함이 숨어 있을까?
그런 걸 조용히 관찰해보는 겁니다.
*“왜 표현 안 해줘?”*라는 말 대신,
“이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을까?”
이 질문을 품어보면 어떨까요?
이런 시각을 가지게 되면,
기대에 휘둘리기보다
관계를 더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여유와 따뜻한 눈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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