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속 관점
나는 미진이다.
어제 성격이 고약한 사람을 만났다.
“하시는 일이 무엇이죠?”
“나이는요?”
나이가 좀 많은 것 같고, 내 스타일도 아니며, 여자로 느껴지지 않는다. 수준도 다르다고 할까?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고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런 대우를 받다니, 정말 무례한 사람이었다. 문득 의문이 든다. 왜 내 주위에는 이런 사람이 다가올까? 내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서?
사실, 이는 불안형 성향에서 자주 나타나는 인지 왜곡이다. 부정적인 경험을 곧장 “내 탓”으로 돌리는 것. 하지만 우리는 아무리 따뜻하고 성실해도, 세상은 다양한 스펙트럼의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 좋은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도 무례한 이는 얼마든지 다가온다.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은, 맞지 않는 대로 흘려보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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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우리는 관계의 네트워크를 만든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람을 볼 눈을 키우고 인연을 맺을 수 있을까? 흔히 “끼리끼리 어울린다”라고 한다. 심리학과 사회학에서는 이를 '동질성 원리(Homophily)'라 부른다.
공통된 가치관, 취향, 생활 습관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인다.
같이 있으면 편하고 대화가 잘 통한다. 생활 패턴이나 돈 쓰는 방식도 비슷하다. 그러다 보면 “어? 이 사람이랑 잘 맞는다”라는 호감과 안정감이 싹튼다.
하지만 너무 비슷하기만 하면 지루해진다. 때로는 다름이 새로운 자극이 되어 서로를 성장시키기도 한다. 마치 양파 껍질을 벗기듯 한 겹씩 드러나는 차이에서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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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처음 만났을 때 “다름”에 끌린다. 뇌는 새로운 자극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활 습관이나 가치관이 지나치게 다르면 현실에서는 갈등이 커진다.
그래서 오래가는 관계에서는 결국 “비슷함”이 힘을 발휘한다.
“다름 때문에 끌리고, 비슷함 때문에 이어진다.”
오래가는 관계를 보면, 겉보기에는 성향 차이가 커 보이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닮은 점이 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은 말이 많고 주도적이지만, 상대는 진중하고 수동적일 수 있다. 그런데 두 사람 모두 상대에게 맞추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안정과 배움이 공존하는 관계가 된다.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군자는 조화를 이루되 똑같지는 않다(和而不同).”
닮음만 강조하면 답답해지고, 다름만 강조하면 불화가 생긴다. 결국 다름 속에서 조화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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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닮음을 통해 안정을 얻고, 다름을 통해 성장한다.
맞지 않는 사람은 흘려보내되, 남는 사람과는 비슷함 속 다름을 즐겨보는 게 어떨까. 그 균형이 바로, 오래가는 관계의 비밀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