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편지_요리

by 에이미

아들아,

한 가지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엄마는 요리사가 아니란다.


학부 전공은 경영학, 석사 박사는 교육학, 어디에도 요리는 없지? 다른 엄마들도 대부분 그럴 거야.


너보다 오래 사는 동안 엄마는 저런 것들을 공부하고 쌓아왔단다. 요리실력은 쌓아본 적이 없어.

그러니 엄마라고 요리를 잘 알거나 잘해야 하는 건 아니란다.


성경에도 여자가 요리를 잘해야 한다는 구절은 못 봤어.

양육하고 돌봄의 의무가 있지만, 그것이 맛있는 밥과 꼭 일치하지는 않는단다.


그러니 지금 네 입에 들어가는 수제버거와 홈메이드 닭안심튀김이 맛있다면

아주 놀라운 일인 거야. 배운 적도 없는 걸 해낸 거거든!


넌 이 놀라운 일에 놀라고! 감사하게 받아들이면 되지

어떤 날 간이 안 맞는 국이 나온다고 인상을 찌푸릴 일은 결코 아니란다.

어쩌면 그게 당연한 걸 꺼야. 대부분의 국은 너를 키우면서 처음 끓이는 거니까.


그리고 나도 이 사실들에 감사한다.

내 모든 일을 해 내면서 니 밥을 짓고 있는 내가

당연하지 않고, 스스로 참 기특하고 장하다고 생각한다.


난 지금도 시간이 나면 내 일을 하고 싶지 장을 보거나 레시피를 뒤적이는데 시간을 쓰고 싶진 않지만

사랑하는 네가 기뻐하며 먹고, 같이 요리하는 걸 즐거워하니

오늘도 기쁘게 소고기를 볶은 거란다.


참 신기한 일이지.

사랑하며 살자.

모두 별 것 아닌 듯 뜨듯 미지근하지 말고

서로에게 놀라주자.

짓는 이에게도 먹는 이에게도 감사하자.

우린 참 기특하게 살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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