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에 빠져있다.
일주일에 몇 번 안켜는 TV인데
의사선생님이 나온다며 아이도 좋아한다.
바짝 옆에 붙어앉아 뭘 보는지 제법 집중을 한다.
물론 중요한 장면에서
저 뒤에 어떤 차가 지나간다는 둥,,,
지금 타고온 저 차는 혹시 스포츠카냐는 둥,,,
온통 자동차만 보고 묻는 바람에 흐름이 뚝뚝 끊기기는 하나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은, 시간 자체가 귀엽게 다가온다.
김준환과 이익순이 이별했다.
어두어진 화면에서 이익순이 전화기를 들고는 어두운 표정을 했을 때
갑자기 아이가 나를 여러번 쳐다본다.
"왜?? 왜 화났어?? 지금 저 사람 화난거 맞지??"
"응,, 화난건 아닌데,,,, 안좋은 이야기를 하는 중이야..."
"왜 왜? 어떻게 한데??"
왜이렇게 갑자기 질문을 쏟아내는지,,,
조금만 감정을 몰입하면 같이 울 수도 있는 장면이였는데
눈물은 커녕이다.
"저 아저씨는 왜 화난표정 됐어?? 어디 아픈거야??"
김준환은 아무 말 없이 전화기를 들고 멍 하게 멈춰있다...
"응,,, 둘이 사랑하는 사이였는데,,, 헤어졌어,,,"
"왜?? 사랑하는데 왜 헤어져??"
"아.. 그거 참... 어려운 질문인데... 사랑하다가 사랑이 없어지면 헤어질수도 있거든~"
"그럼 어떻게 되?"
"응.. 그럼 안녕~ 하는거야~ 서로 안녕~ 안만나는거야~"
적당히 대답을 하고 다행히 넘어갔다.
다행히 슬의생은 유쾌한 장면이 훨씬 많다.
드라마가 끝나고,
아이가 내 허리춤을 꽉 잡는다.
"사랑해~"
"응 엄마도 사랑해~~"
"응! 그래서 우리는 헤어질 수 없어!"
"아구~~ 그럼!!!"
꽈악 안고는 뽀뽀를 몇 번이나 해줬다.
그러고도 몇 번이나,
밤잠이 들 때 까지도 말한다.
"우리는 헤어질 수 없어. 너무 사랑하니까. 계속계속 사랑하니까."
5살 너와 함께 보는 드라마는 사랑스럽게 끝난다.
사랑하는 사람의 자리에 엄마를 놓아주어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절대 헤어질 수 없다고 몇 번이고 내 허리를 붙잡고 말해주는
이런 사랑이 이 아이에게 있으니 너무 소중하다.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우리는 절대절대 헤어질 수 없다고
말해주고 또 말해줄 수 있어서 참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