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이 지켜보는 김준환과 이익순의 이별

by 에이미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에 빠져있다.


일주일에 몇 번 안켜는 TV인데
의사선생님이 나온다며 아이도 좋아한다.


바짝 옆에 붙어앉아 뭘 보는지 제법 집중을 한다.


물론 중요한 장면에서

저 뒤에 어떤 차가 지나간다는 둥,,,
지금 타고온 저 차는 혹시 스포츠카냐는 둥,,,

온통 자동차만 보고 묻는 바람에 흐름이 뚝뚝 끊기기는 하나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은, 시간 자체가 귀엽게 다가온다.



김준환과 이익순이 이별했다.


어두어진 화면에서 이익순이 전화기를 들고는 어두운 표정을 했을 때

갑자기 아이가 나를 여러번 쳐다본다.


"왜?? 왜 화났어?? 지금 저 사람 화난거 맞지??"


"응,, 화난건 아닌데,,,, 안좋은 이야기를 하는 중이야..."


"왜 왜? 어떻게 한데??"


왜이렇게 갑자기 질문을 쏟아내는지,,,

조금만 감정을 몰입하면 같이 울 수도 있는 장면이였는데

눈물은 커녕이다.


"저 아저씨는 왜 화난표정 됐어?? 어디 아픈거야??"


김준환은 아무 말 없이 전화기를 들고 멍 하게 멈춰있다...


"응,,, 둘이 사랑하는 사이였는데,,, 헤어졌어,,,"

"왜?? 사랑하는데 왜 헤어져??"

"아.. 그거 참... 어려운 질문인데... 사랑하다가 사랑이 없어지면 헤어질수도 있거든~"

"그럼 어떻게 되?"

"응.. 그럼 안녕~ 하는거야~ 서로 안녕~ 안만나는거야~"


적당히 대답을 하고 다행히 넘어갔다.


다행히 슬의생은 유쾌한 장면이 훨씬 많다.




드라마가 끝나고,

아이가 내 허리춤을 꽉 잡는다.


"사랑해~"

"응 엄마도 사랑해~~"


"응! 그래서 우리는 헤어질 수 없어!"

"아구~~ 그럼!!!"


꽈악 안고는 뽀뽀를 몇 번이나 해줬다.


그러고도 몇 번이나,

밤잠이 들 때 까지도 말한다.


"우리는 헤어질 수 없어. 너무 사랑하니까. 계속계속 사랑하니까."



5살 너와 함께 보는 드라마는 사랑스럽게 끝난다.

사랑하는 사람의 자리에 엄마를 놓아주어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절대 헤어질 수 없다고 몇 번이고 내 허리를 붙잡고 말해주는

이런 사랑이 이 아이에게 있으니 너무 소중하다.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우리는 절대절대 헤어질 수 없다고

말해주고 또 말해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매거진의 이전글엄마의 편지_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