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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에서 어떤 아저씨가 나를 유심히 보았다

그리곤 내게 다가왔다.

그거 그렇게 하는 거 아니고

아니나 다를까 아저씨는 내게 ‘제대로’ 된 운동 자세를 코칭해주셨다. 내가 하고 있던 운동은 케이블 풀리 운동인데 이걸로 팔을 앞으로 쭉 뻗고 있던 차였다. 아저씨가 알려주신 방법은 클래식한 가슴 모으는 방법으로 팔꿈치를 편 채 가슴 쪽으로 모으는 방법이다. 두 운동 다 시작과 끝 자세는 같은데 과정은 좀 다르다. 따라서 쓰는 근육도 좀 다르다. 커다란 가슴보단 튼튼한 어깨를 키우고 싶었던지라 나는 줄을 앞으로 당기고 있었다. 그래서 어깨근인 앞세모근을 좀 채워 넣고 싶었다.


케이블의 높낮이를 조절하여 다양한 운동 방행을 설정할 수 있는 케이블 풀리. @zim eqipment superstore


근육질의, 나보다 열 살 쯤은 많아 보이는, 아저씨는 약간은 거친듯한 목소리로 손수 중량도 재조절해 주시며 운동 방법을 알려주셨다. 팔꿈치를 굽히지 말라는 것이었다. 아저씨가 알려주신 방법은 가슴근을 키우는데 제대로 된 방법이다.


어떻게 하겠는가?

나는 잠깐의 주저함도 없이 아저씨가 알려준 대로 운동 방법을 바꾸었다. 이번 세트만 하고 샤워하러 갈 참이었는데, 그렇게 하기도 애매해졌다. 그래서 한참을 더 알려주신 방법대로 운동을 한 후 자리를 옮겼다.


이런 경험이 처음은 아니다. 다만 꽤 오랜만이다. 인터넷에서 헬스 조언과 관련된 글을 몇 번 읽어본 적이 있는 나는 다음의 말을 기억하고 있다. ‘헬스장에서 오지랖은 보충제 샘플 주는 정도까지 입니다’라는.


중년의 아저씨가 된 지금, 누군가 이런 조언을 선뜻 건네진 않는다. 그런데 오랜만에 헬스장에 첨 온 새내기 대학생처럼 누군가 관심을 가져준 것이다. 누군가의 관심이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다소 어색하긴 느낌이 들긴 했지만, 오히려 감사한 마음도 들었다.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엔 마치 이런 느낌도 들었다.


 비록 기구는 낡았지만 근육질 어르신들이 무료로 운동을 가르쳐주는 진정한 헬스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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