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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y May 18. 2022

빈티지 옷이 더 이상 싸구려가 아닌 이유

프리미엄 세컨핸즈 패션 거래 앱 '후르츠 패밀리'에 대해서


작년쯤 좋아하는 브랜드의 매물을 찾다가 발견한 앱이다. 중고나라, 당근 마켓, 번개장터 등과 같은 중고거래 앱들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세컨핸드 제품에 포커스를 맞춘 프로덕트이다. 나는 이 앱을 통해 물건을 팔아보긴 했지만 사보지는 않았는데, 그 이유는 1. 내가 찾는 브랜드의 상품의 사이즈가 없거나 2. 상품이 아예 없거나 3. 터무니없이 비싸게 올려져 차라리 신제품을 사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와 취향과 사이즈가 비슷한 사람이 판매하는 매물을 찾는다면 감각적이고 매력적인 매물들이 많아서 금세 지갑을 열 수도 있는 앱인 것 같다.



기회를 찾기

우리나라에 불어온 중고 거래 바람은 패션 시장에도 영향을 끼쳤다. 그중에서도 후르츠 패밀리는 틈새시장을 잘 공략하였다. 후르츠 패밀리는 '프리미엄 세컨핸드 패션 거래 플랫폼'이다. 중고거래 플랫폼은 많지만 중고가(中高價)의 패션 아이템을 중고로 거래하는 플랫폼은 국내엔 전무했다. 해외엔 스탁 엑스나 그레일드, 더 리얼 리얼 등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관세 문제와 오래 걸리는 배송, 영어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사용자가 많지 않았다. (현재 스탁 엑스에서는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 한국에서 유일하게 이런 아이템들을 중고 거래할 수 있는 곳은 보나 파이드라는 네이버 카페가 유일했는데 카페 특성상 거래 사기에 취약했다. 혹시나 사기를 당한다면 꼼짝없이 당해야 했기에 거래를 할 때는 판매자의 판매내역을 확인하고 사기 피해를 조회해 보는 것이 그나마 사기를 막을 유일한 방법이었다.


스탁 엑스(좌) 그레일드 (우)


문제를 정의

국내의 프리미엄 세컨핸드 플랫폼이 없다는 것과 해외의 플랫폼들은 접근하기 매우 좋지 않다는 점, 네이버 카페의 안전하지 않은 거래 방식을 후르츠 패밀리는 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해결해 나갔다. 후르츠 패밀리가 타깃으로 한 타깃층은 하이엔드급 브랜드(굳이 따지자면 일반적으로 인식되는 명품인 구찌 프라다 샤넬 등이 아닌 디자이너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타깃이었다. 이런 마니아들은 패션에 돈을 과감히 투자하고 아끼지 않는다. 또한 굉장히 감각적이고 좋아하는 니즈가 확실했다.



본격적인 해결책 구축

후르츠 패밀리는 첫 번째로 안전 거래 방식을 도입하여 중고거래의 가장 큰 문제점을 해결하였다. 거기에 카드 할부 결제까지 가능하게 하니 이는 구매력 상승으로 이어졌다. 또한 대화가 없이도 구매가 가능하니 모든 판매자들의 고질병, 무지성 네고 찔러보기에 대한 스트레스 또한 낮춰주었다. 그리고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 빈티지 옷들을 주로 좋아하는 타깃층이 감각적이고 디자인적으로 예민하다 보니 깔끔하고 쿨한 디자인으로 UX UI를 완성시켰다.



후르츠 패밀리를 알리다

후르츠 패밀리는 정말 꾸준하게 인스타그램 활동을 이어나갔다. 나도 처음 후르츠 패밀리를 알게 된 것도 인스타그램에서였던 것 같다. 주로 후르츠 패밀리에서 판매되는 아이템들은 패션에 관심이 많고 옷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판매하는 것이 대부분이니 판매하는 사진도 느낌 있게 잘 찍어 올렸는데, 이런 사진들을 인스타에서도 활용하다 보니 더욱 홍보효과가 좋고 피드도 예쁘게 형성되었다.

또한 룩북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판매하는 물건보다는 판매자를 주목시켰는데 이는 앱 이용자 대부분이 개성 있고 독특한 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이라는데 착안한 서비스인 것 같다. 룩북 시스템을 통해 많은 사람들은 판매자가 어떤 브랜드의 옷을 입었는지, 어떻게 코디했는지, 어떤 옷을 판매하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서비스를 통해서 패션 중심의 SNS가 탄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성공적인 생애 주기?

일단 후르츠 패밀리는 꾸준하게 성장해 나가고 있다. 내가 처음 사용할 때보다 판매되는 아이템 수도 점점 늘었고, 룩북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코디를 도움받기 위한 사람들도 늘었다. 최근에는 인스타 팔로워 1만 이벤트도 진행했다고 하니 이용자 수는 점점 느는 추세다. 또한 고객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업데이트한다. 또한 리뷰 하나하나 답글을 달아주고 관리한다.




지금까지의 생애 주기 사이클은 원활하게 돌아온 것 같지만 내가 의문이 드는 부분이 있다. 바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것인데 후르츠 패밀리는 카드 수수료로 3.85%를 받고 있다. 그럼 도대체 무엇으로 돈을 버나...?


또한 사기에 대한 위험성도 아직 남아있다. 후르츠 패밀리에서 판매되는 상품을 검수한다고 하지만 가품에 대한 우려가 있다. 구매자가 상품을 받고 돈이 판매자에게 빠져나가는 것이니 큰 위험은 없으나 만약 판매된 상품이 가품이라면 정가품을 구별할 수 없는 구매자는 사기를 당할 수밖에 없다.


아무튼 후르츠 패밀리를 써본 경험은 앱 자체는 편리하고 인터페이스도 깔끔해서 사용하기 좋다. 그리고 철저한 검수로 인해 퀄리티 좋은 아이템들만 유지되니 앱에 한번 들어가면 구매욕도 크게 상승한다. 유저들이 많이 늘어 더 많은 상품, 그리고 비슷한 상품이 많아져 가격이 낮아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후르츠 패밀리의 앞날을 응원한다. (유저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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