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비아 대학교 (Columbia Univ.) SIPA MPA-DP
유학 준비 내용도 얼른얼른 써놔야지.
(이거 다하면 갈라파고스 신행도..ㅠㅠ)
컬럼비아는 SIPA(School of International and Public Affairs)의 MPA-DP (Development Practice) 과정을 지원했다. 추천서, Essay, Resume 뭐... 여기까진 일반적인데, 여기 이 학교 입시의 복병은 Video Essay다. 우선 일반적인 내용부터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1. MPA-DP Essay
(Prompt) What policy/public service issue(s) are you passionate about and has personally motivated you to make an impact on the world? Please elaborate on why you have chosen to apply to the MPA in Development Practice program. How will this program enable you to achieve your career goals? Describe your academic and research interests and career objectives. (600 words maximum)
☞ 기존에 제출한 하버드 에세이 내용이 있었기 때문에 그걸 기반으로 써서 초안 쓰는 건 한결 수월했으나 가장 수정 작업을 많이 하고 공들인 에세이다. 서두에는 "개발효과성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싶으며 그렇게 느끼게 된 계기를 적었다. 이어서 MPA-DP를 지원한 이유(실증적 접근 강조, 실습 위주 수업(learning-by-doing approach), 다양한 주제에 대한 탐색 가능하며 내가 듣고 싶은 이런이런 수업과 저런저런 수업이 있음)를 서술했고, 말미에는 공부한 내용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포부를 밝혔다.
이 에세이를 적는 과정에서 고민한 것은, 서두를 스토리텔링으로 시작해 이목을 끌 것인가 아니면 담백한 결론부터 내지를 것인가였다. 버전 1과 2를 만들어 여러 명한테 의견을 물었는데 결론은 개취였다. 어떤 사람들은 시선을 끄는 1번이 좋다고 했고, 어떤 사람들은 명쾌한 2번이 좋다고 했다. 600 단어 에세이라서 (12pt로 딱 A4 한 장) 굳이 시선을 끌 필요가 없는 거 같기도 하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나는 1번 (스토리텔링으로 시작해 시선 끌기)을 택했다.
2. Diversity Essay (Optional)
(Prompt) We have all had unique experiences in life. Sometimes those experiences, whether positive or negative, help define our perspective. Please share an experience or personal history that has shaped your view on diversity. And how that perspective would enrich the educational experience of your peers and the SIPA community. (400 words maximum)
☞ 한국인이 제일 어렵게 생각한다는 Diversity Essay! 솔직히 이건 그냥 관련 경험 없으면 skip해도 된다고 학교에서 안내했는데 난 한국인이니까... 모든 Optional은 Mandatory로 간주하도록 프로그래밍됨...ㅎㅎㅋ 그래서 이 Diversity Essay도 냈다. 이건 진짜 한 4-5번은 고친 거 같다. refine 수준이 아니고, 진짜 아예 새로운 스토리로 갈아엎기를 수차례 했다. 그래도 그 과정 속에서 내가 minority였던 경험을 상기해 내고 어떻게 극복했는지 되새길 수 있어서 쓰기 힘든 만큼 얻은 게 많았던 에세이다. 어린 여성 관리자로서 개발 현장에서 어떻게 stakeholder들과 소통하고 문제를 풀어나갔는지, 그 과정 속에서 무시당할 때도 있었는데 그때 어떻게 지혜롭게 나 자신을 바꾸지 않고 정면돌파했는지에 대해서 적었다.
3. Optional Essay
그 외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하라고 해서 전공 GPA가 전체 GPA보다 조금 낮은 이유를 설명했다. (다양성의 매력에 빠져 외국어 공부 등에 매진했기 때문이라고... 실제로 당시에 해외 문화 탐방에 좀 미쳐 살았던 거 같다. 오죽하면 라틴어, 노어까지 공부했을까...)
4. Video Essay
이거 진짜 대환장한건데... 클릭하면 랜덤 주제를 주고 1분 생각할 시간 주고 1분 동안 얘기를 하나.. 그렇다. (정확한 시간은 까먹었는데, 대충 저렇게 매우 짧은 시간을 준다.) 해보니까 Duke처럼 3분 정도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즉흥 비디오 에세이가 나는 더 편했다. 1분 내에 서본결을 다 조리 있게 얘기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말로 하라고 해도 어려울 듯...)
질문은 솔직해 guess 하기가 쉽지 않다. 엄청나게 많은 질문 pool이 있는 듯하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지난여름에 뭐 했어?"라는 진짜 초심플 & 캐주얼한 질문을 받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난민 문제에 대한 생각 등 무거운 주제를 다뤄야 한다. 애초에 공정하지 않기 때문에 엄청나게 크리티컬 한 거 같진 않다. 실제로 SIPA 입시 블로그에서도 너무 걱정하지 말란 식으로 얘기해 두긴 한다.
* 참고: www.sipa.columbia.edu/admissions/blog/what-do-you-mean-theres-video-essay
나는 개발 관련해서 나올만한 주제를 여러 개 준비해서 1분 안에 말하기 연습을 했다.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질문이 나왔는데.. "What is your negotiating style/approach/philosophy?" 이런 질문을 받았다. 매우 빠르게 자기소개 (이름만 말하기) 한 뒤에 난 엄청 적극적인 스타일이야, 그래서 이런저런 일을 했어!라고 주절거리니 시간이 끝나버렸다. 한마디로 완전 구렸다. 솔직히 질문에 대해 정확히 대답한 거 같지도 않았다. 근데 결과가 좋았던 것을 보니... 그냥 자신 있게 얘기하기만 하면 되는 듯하다.
비디오 에세이는 사실 별거 아니지만... 무슨 질문이 나올지 모르고, 또 reset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압박감이 크다. 그래서 쇠뿔도 단김에 빼듯 후딱 해버리고 잊어버리는 게 상책인 거 같다.
결론적으로 다른 학교로 왔지만 준비할 때까지만 해도 정말 가고 싶었던 학교였기에 에세이에 엄청난 공을 들였었다. 그리고 돌이켜보면 에세이 질문이나 분량도 가장 깔끔하게 요구하던 학교였던 거 같다. 졸업생들에게 얘기를 들어보면 UN에 컬럼비아 출신들도 많고 뉴욕에 있어서 누리는 이점도 많다고 했다. 다만 대형강의가 많고 어린 친구들이 많아서 네트워킹이나 지식습득(?)이 기대하는 바에 비해 별로였다는 의견들이 있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다른 학교로 진학하기로 했으나 만약에 만약에 학교에서 장학금을 줬다면 컬럼비아로 갔을 거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