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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H Mar 02. 2024

첫 브런치북 연재를 마치고.

 처음에는 일단 시작이라도 해보자라는 마음이었다. 연재 브런치북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매주 새로운 글을 발행하기에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고, 충분한 세이브 원고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작하는 것은 무리라 생각했다. 1년 동안 차곡차곡 글을 쌓아서 완결 브런치북으로 시작하고 싶었다. 그런데 힘든 날들이 계속되면서 하루하루가 숨이 턱턱 막혔다. 현실에서 벗어나 뭐라도 시작해야만 할 것 같아서, 시작하면 어떻게든 완성하겠지 라는 마음으로 무턱대고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다.


 주마다 한 개의 글을 올리니까 한 달 정도의 분량을 가지고 시작했다. 한 달 안에는 당연히 다른 글을 더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기간은 충분하다 생각했는데 순식간에 한 달이 지나가 버렸다. 중간에 가볍게 끄적인 글들은 있었지만, 발행하기에는 적절치 못한 글들만 있었다. 그때 스스로에게 충격받은 것 같다. 어떻게 한 달 동안 제대로 된 글도 하나 쓰지 못했는지, 마음 한편에는 내 글을 써보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있었으면서 정작 기회가 와도 바로 해내지 못하는 모습에 실망했다.

 생각만 했을 때는 글 쓰는 것이 마냥 행복할 거라 믿었는데, 진심으로 쓰고 싶어서 자유롭게 쓰는 것과 마감기한이 존재하며 쓰는 것은 확실히 달랐다. 물론 주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찾아서 쓰는 순간에는 진심으로 썼지만, 매주 백지에서 시작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그래서 그동안 끄적여두었던 것들을  합치기도 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내가 느낀 것들을 엮기도 했다.

 그렇게 약 4달이 지나고 매주 나를 위한 글을 쓰며 스스로 치유받았던 브런치북을 완결시켰다. 글을 써 내려갈 때마다 성장하는 내 모습을 느꼈고, 이제는 그 어떤 것들이 나를 괴롭힌다 하여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단단함을 가지게 되었다. 만약 처음에 계획했던 대로 1년 뒤에 글을 다 완성하고 브런치북을 발행하고자 했으면, 지금만큼의 글을 쓰지 못했을뿐더러 나는 계속 현실의 우울함에 머물러 있었을 것이다.


 본래 평소에도 해야 하는 일이 있을 때 기간이 정해지지 않으면 천천히 해도 되겠지라는 생각과 나중에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가득해 미룰 수 있을 때까지 일을 미뤘다. 그러다 마감기간이 다가오면 압박감이 생겨서 급박하게 무리해서 마무리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이번에도 꼭 매주에 하나씩은 발행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작용해 지금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모든 것을 미루는 내가 정말 싫었는데 그 덕분에 브런치북을 완결시킬 수 있었던 것이고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니 그냥 이런 나도 받아들이기로 했다. 대신 너무 한계치까지 나를 몰아붙이지 않을 정도로 타협을 해보기로 했다.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달려온 글쓰기. 아마도 내가 스스로 하고 싶다고 선택해서 성과를 이룬 일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나도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과 성취감을 결과로 얻어낸 유일한 일이어서 이 경험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다. 아마 이후에는 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일지 생각해 보고 새로운 주제들을 가지고 브런치북으로 돌아올 것 같다.


ps. 많이 부족했던 저의 글을 읽어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부디 제 글을 읽으며 여러분들의 행복도 찾으셨길 바라며 앞으로도 저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전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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