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 멈춰있기보다는 조금씩 움직였다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내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두 개가 있었다.
1) 해당 분야의 공부를 하고 중고 신입으로 이직한다
2) 다니는 회사에서 업무를 변경한다
개인적으로 1번보다는 2번이 끌렸다. 물론 완벽하게 원하는 직무의 팀은 아직 없었다. 그렇지만 비슷하게 다가갈 수 있는 팀은 존재했다.
그런데 2번을 하기 위해서는 회사 내부에서 공고가 떠야 했다. 외부 채용 대신 내부 인원의 경력 전환을 위해 종종 TO가 발생한 팀에서 공고를 띄울 때가 있었다.
그리고 공고에 지원할 수 있는 공통 자격은 재직 기간 만 3년 이상이 되어야 한다. 이게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내가 3년을 버틴다고 해서 그 타이밍에 과연 원하는 팀의 공고가 날까. 그 보장은 누구도 할 수 없었다. 대표이사도 절대 할 수 없다.
그래서 1번도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에 스터디를 시작했다. 데이터 분석 스터디 모집하는 곳을 찾아가 외부 사람들과 스터디를 하기도 하고, 예전에 동아리를 같이 한 사람들과도 주제를 정해 같이 공부했다.
스터디를 통해서 내가 희망하는 분야와의 연결고리를 계속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회사 내부에서도 옮기기를 희망하는 부서에 있는 선배에게 먼저 요청해 상담을 받았다.
서로 모르는 사이였지만 운이 좋게도 선배가 업무를 하면서 나에게 문의를 할 일이 많았다. 그때 자주 문의를 받으면서 친분이 생겼고, 감사하게도 선배는 나의 직무 고민에 관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셨다.
지금 소속한 부서의 일도 괜찮아서 이직보다는 이동하는 게 더 좋을 거 같다고 말씀하시면서, 언젠가 팀 내 TO가 나서 추천할 기회가 생긴다면 기억하고 있겠다고 하셨다.
팀장님과 면담을 할 때도 솔직하게 말씀을 드렸다. 계획했던 건 아니고 면담을 하다가 팀장님이 힘든 점이 없냐고 했을 때 눈물부터 나와버려서 어쩔 수가 없었다.
사실 지금 하고 있는 업무에서 회의감을 많이 느꼈던 터라 새로운 업무를 경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했다.
그렇지만 퇴사보다는 내부적으로 해결하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고, 팀장님은 따로 기약 하시진 않으셨지만 나의 의견을 가만히 귀 기울여 들어주셨다.
어느새 시간이 금방 지나 입사하고 만 2년이 지났다.
남은 1년 동안 지금의 스탠스를 유지하면서 또 원하는 일에 가깝게 갈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있을지 고민하고 행동에 옮겨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