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 감자 Jun 09. 2023

군대에서 자기 계발 딱 4가지만!

딱 네 가지만 도전해 보자

#1 입대를 앞둔, 자기 계발에 도전하는 당신에게


 현역으로 복무하는 용사들에게 18개월(해군 20개월, 공군 21개월)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대학으로 치면 3개의 학기와 2번의 방학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이다. 군대는 여러분의 성장을 책임지지 않는다. 제 밥그릇은 스스로 챙기는 것처럼, 나의 발전은 나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 군생활을 그저 전역만 바라보며 버티기엔 시간이 너무 아깝다. 예비역 병장이 알려주는 군대에서 자기 계발 지금부터 시작한다.  


#2 자기 계발 장점


    1. 사회에서의 날카로운 감각을 유지할 수 있다. 

 군대가 사람을 멍청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사회에서 해온 모든 일에 제동을 걸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시키는 일만 하고, 개인 정비 시간에는 멍하게 핸드폰만 하다 전역한다면 감각이 얼마나 둔해져 있을까. 물론 전역 후에도 충분히 발전시킬 수 있겠지만 그 출발을 부대 안에서 시작한다면 당신의 18개월은 멈춰있는 시간이 아닌 앞으로 나아가는 시간일 것이다. 


     2. 하루의 보람이 생긴다. 

 군대는 기본적으로 시키는 일을 하는 집단이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군대는 남 좋은 일 하는 곳이다. 내 인생을 바쳐 국가의 안전을 지킨다. 이런 군 생활의 가장 큰 적은 허무함이다. "내가 왜 여기에 있지?", "지금 내 삶은 어떤 의미가 있지?"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할 때 사람은 절망한다. 이런 상황에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는 것 만으로 하루의 보람을 찾을 수 있다. 자기 계발하는 2~3시간이 나의 가치를 올리는 시간을 넘어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 내 삶의 의미가 되는 시간이 될 수 있다.  


    3. 막연한 불안감을 극복할 수 있다.

 군대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당연한 생각이다. 그들은 사회에 있고 당신은 군대에 있기 때문이다. 이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뒤쳐지고 있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둥둥 떠다닐 것이다. 전역 후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부분을 발전시키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자. 목표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는 것 만으로 막연한 불안감을 극복할 수 있다. 


#3 자기 계발할 때 고려할 것

 

 자기 계발을 계획할 때 고려해야 할 것은 사용가능한 시간, 인터넷 사용 여건이다. 

가용 시간부터 보자. 육군 표준 일과에서 합법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은 17:30~21:30까지 개인 정비 4시간, 22:00~24:00까지 연등 2시간이다. 하지만 근무, 청소, 훈련 준비가 있는 날엔 자기 계발 시간이 2~3시간 정도 줄어든다. 또 부대 상황에 따라 연등을 하지 못하는 날도 있다. 많으면 6시간 넘게 사용할 수 있지만, 적으면 두 시간도 내기 어려울 수 있다. 내 상황에서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인 기준을 정해야 한다. 


 군인은 인터넷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핸드폰 사용 시간도 정해져 있고, 연등 때 컴퓨터를 사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인터넷 사전에서 단어를 검색하는 일, 인터넷 강의를 듣는 것 모두 제한된 시간과 환경 속에서 해야 한다. 나의 경우 평일 기준 최대 핸드폰은 3시간 30분, 인터넷은 2시간 정도 쓸 수 있었다. 개인정비 시간에 근무가 껴 있는 날은 핸드폰을 1시간도 하지 못했다. 나는 부대에서 전공 분야 인터넷 강의를 들으려다 시간이 나지 않아서 포기했었다. 부대 내 PC도 부족했고, 공부 시간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군생활은 부대 BY 부대, 보직 BY 보직이라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다. 하루에 두 시간을 쓸 수 있는 사람이 있고, 8시간도 쓸 수 있는 사람이 있다. 컴퓨터는커녕 공부할 책상도 부족한 부대가 있고, 사지방과 피시방이 둘 다 있는 부대도 있다. 본인의 상황에서 달성 가능한 목표들을 세워보자.


#4 내가 추천하는 것


 전역 후에도 남는 것, 인터넷 없이(적게 사용하며) 할 수 있는 것, 쪼개서 할 수 있는 것을 만족하는 네 가지를 골랐다. 이 세 조건을 만족하는 것이라면 어느 부대, 어느 환경에서든 도전해 볼 만한 것이라 생각한다. 

각 항목에 내가 도움을 받았던 강의나 책의 링크를 남겨두었다.


    1. 독서

  독서는 최고의 자기 계발이라 생각한다. 간단하다 책만 있으면 읽을 수 있다. 인터넷도 필요 없다, 책갈피만 있으면 틈틈이 나눠 읽을 수 있다. (부대마다 다르겠지만) 군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붕 뜬 시간이 꽤 많다. 나는 전투복 건빵 주머니에 책을 넣고 다니며 근무 중 휴식 시간이나 짬이 날 때 책을 읽었다. 같은 30분이라도 멍을 때리며 보낼 수도, 책을 읽으며 보낼 수도 있다. 심지어 후자가 훨씬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내가 피부로 느낀 장점을 두 개만 말해보겠다. 우선 생각과 말이 깊어진다. 아는 것만 보인다는 말이 있다. 독서는 단순한 지식의 축척이 아난 생각의 지평을 넓히는 과정이다. 책은 더 넓은 세상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또 독서는 글을 잘 쓰게 한다. 좋은 글이 머리에 쌓이면 손에서 나오는 글 또한 좋은 글에 가까워진다. 글쓰기에도 훈련이 필요하지만 많이 읽는 것 만으로 글쓰기의 큰 허들을 넘은 것이다. 부대에서 간단한 글쓰기조차 어려워하는 용사를 많이 봤다. 살다 보면 글로 내 이익을 챙길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부대 안에서도 밖에서도 글쓰기는 내 삶에 이익을 가져온다. 


 책은 부대 내에 비치된 진중문고를 읽거나, 택배로 시킬 수 있고, 휴가나 외출 때 사서 들고 올 수 있다. 진중문고는 각 분기별로 국방부가 선정한 도서들을 부대에 배포하는 사업이다. 국방부가 선정한 도서라고 섣불리 무시하지 말자. 괜찮은 책이 많다. 도서관을 운영하는 부대라면 진중문고 외에도 다양한 도서를 구매해 놓기도 하니 부대에 어떤 책이 있는지 살펴보자.  


[22년 1분기 진중문고 리스트] 

https://kookbang.dema.mil.kr/newsWeb/20220502/9/ATCE_CTGR_0010010000/view.do


    2. 운동

 너무 뻔한가? 하지만 운동은 정말 좋은 자기 계발이다. 일단 운동은 "남는다" 전역 후에도 체력과 근육은 계속 유지된다. 또 운동은 하루의 활력을 더한다. 운동이라고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자. 달리기, 팔 굽혀 펴기, 스쿼트 같은 맨몸운동으로도 충분한 운동을 할 수 있다. 운동을 할 때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일주일에 3번 같이 횟수를 정할 수도, 원하는 몸무게를 정할 수도 있다. 나는 휴가 때 날씬한 모습으로 나가는 것을 목표로 휴가 한 달 전부터 운동 평소보다 늘렸다. 

 

 운동을 처음 하는 사람이라면 푸시업과 달리기를 추천한다. 전신운동이고, 부상 위험도 적고, 아무 곳에서나 할 수 있다. 나는 저녁 점호 전, 새벽 근무 철수 후 생활관 복도에서 푸시업을 했다. 처음엔 10개도 한 번에 하지 못하는 처참한 수준이었지만, 한 달 정도 지나자 한 세트에 스무 개를 넘게 할 수 있었다. 푸시업으로 끌어올린 기초체력은 다른 운동을 할 때 밑거름이 되었다. 잘못된 자세로 하는 푸시업은 팔꿈치와 어깨에 부상을 일으킬 수 있다. 내가 푸시업을 시작할 때 참고한 영상이다. 개수보단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피지컬갤러리 푸시업 강의] https://youtu.be/DMU6bat46SM



 달리기는 힘들다. 어떤 속도로 얼마나 뛰어야 할지 모르겠다. 이런 분에게 나이키 런 클럽 어플을 추천한다. 단거리, 장거리, 인터벌 러닝용 음성 안내를 지원한다. 달릴 때 속도, 자세, 컨디션 체크에 관해 안내해 주는데, 진짜 코치와 함께 달리기를 하는 기분이다. 달리기가 끝나면 운동 결과를 요약해 저장한다. 하루하루 기록을 경신하는 재미까지 느낄 수 있다. 

[나이키 런 클럽] https://www.nike.com/kr/nrc-app

 

운동을 배우고 싶다면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이 있다. 영상을 보며 따라 할 수 있는 여러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운동 일정을 손쉽게 짤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두 어플 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 https://www.nike.com/kr/ntc-app


    3. 영어 원서, 영어 회화

 새로운 언어를 배우면, 내가 접근할 수 있는 세상의 크기가 달라진다. 전 세계 웹사이트의 54%는 영어로 된 정보라고 한다. Chat GPT도 영어로 사용할 때 답변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영어를 통해 다양한 지식을 얻고, 많은 사람과 소통할 수 있다. 


        3-1 원서 읽기

 나는 원서 읽기를 graeded reader로 시작했다. 그레이디드 리더는 영어 학습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책인데 이름처럼 각 책에 레벨이 매겨져 있어 학습자의 수준에 맞는 책을 고를 수 있다. 내 수준에 맞는 레벨의 책을 골랐다면 인터넷 사전 없이 종이 사전으로도 공부가 가능할 것이다. 

나는 Oxford bookworms와 Penguin readers에서 나온 책을 사용했다. 두 출판사 모두 1에서 6까지의 레벨로 책을 나누어 놓았다. 한 페이지를 펼쳤을 때 모르는 단어가 세 개 정도 있는 책이 내 수준에 맞는 것이라 한다. 욕심을 부려 수준에 비해 어려운 레벨을 고르면 단어 찾느라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할 테니 수준에 맞는 책을 사자. 그레이디드 리더의 단점이 한 가지 있는데 바로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학습 목적의 책이다 보니 같은 단어나 문장이 반복돼서 지겹기도 하고, 읽다 보면 소설이 아니라 영어 교과서 지문을 읽고 있는 기분이 들 때도 있다. 


[서메리 유튜브, 그레이드 리더 활용법]

https://youtu.be/MBOlxx8sDtw


        3-2 어린이 도서

 그레이디드 리더로 어느 정도 감을 쌓은 뒤 어린이 도서에도 도전했다. 로알드 달의 책과 해리포터를 읽었다. 어린이 도서는 그레이디드 리더보다 훨씬 재미있다. 단어나 문장 수준이 그레이디드 리더보다 올라가지만 읽는 재미가 있기 때문에 진도 나가기 수월하다.


[서메리 유튜브, 영어 공부법]

https://youtu.be/SD0jMkc2yq8


        3-3 영어 회화

 회화 책으로는 "스피킹 매트릭스 영어 말하기"를 추천한다. 책이기 때문에 핸드폰과 사지방을 못 쓰더라도 공부를 계속할 수 있다. 하루분씩 챕터가 나눠져 있어 진도 나가기에도 편리하다. 6개 정도의 구문을 외우고 말하는 시스템인데, 문장을 외우며 스피킹에 필요한 문장 구조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단어다 관용구도 각 챕터별로 잘 정리되어 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90328809


    4. 손글씨

 타이핑으로 모든 걸 할 수 있는 시대다. 그래서 손글씨는 더욱 중요한 순간에 쓰인다. 바른 글씨는 보기에도 좋을 뿐 아니라 이미지에 은은한 매력을 더한다. 글씨는 짧은 시간에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군생활동안 꾸준히 하는 것을 추천한다. 글씨 연습은 손글씨 교재와 연필만 있으면 어디서든 할 수 있다. 글씨 연습에 익숙해졌다면 교재 없이 빈노트에 연습해도 좋다. 아무리 열악한 부대라도 공부할 책상 하나는 있을 것이다. 책상만 있으면 할 수 있다는 손글씨의 장점은 군대에서 특히 빛난다. 

나는 "나도 손글씨 바르게 쓰면 소원이 없겠네"와 "글씨를 수놓다" 두 종류를 이용했다. 두 책 모두 연습 공간도 넉넉하고 설명도 친절하다. 사람마다 원하는 글씨체가 다르니 자기 스타일에 가까운 책을 고르면 된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80085341

https://smartstore.naver.com/brupen/products/5346569761


#5. 수능이나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면 미리 말하자. 

 국방부는 일 년에 15만 원, 복무기간 중 총 30만 원의 병 자기 계발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또 시험이 목적이라면 공가로 외출을 보내주기도 한다. 수능을 준비하던 한 후임은 소대장과 면담 후 모의고사와 수능이 있을 때 다른 인원보다 우선해 휴가를 나갈 수 있도록 배려받았다. 열심히 준비한 시험을 외출이나 휴가를 못 나가서 응시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 


#6 맺음말

 다치지 않고 무사히 전역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군생활이다.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당신의 군생활이 조금이라도 얻어가는 것이 있는 순간이기를 응원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봄 사격, 벚꽃 말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