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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람 Jul 28. 2023

작가는 리뷰를 먹고 산다

플롯 연결 막막해서 주절주절

  원고를 하다 보면 자주 난관에 봉착한다. 쓰고 싶은 단어가 있는데 생각날 듯 말 듯 나지 않는다거나, 이보다 더 좋은 문장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거나, 그 외 등등. 그 중에 가장 골치아플 때를 꼽자면 플롯 연결이 막막해질 때다. 틀은 있는데 그 중간 흐름이 매끄럽지 않을 때, 작가는 가진 지식을 최대한 끌어내려 머리를 굴린다. 


  머리를 굴려서 금방 길을 찾는다면 다행이다. 문제는 몇 시간을 고민해도 풀리지 않을 때다. 그럴 때면 나는 일단 생각을 끊고 다른 일을 한다. 영화나 드라마를 본다든가, 다른 작가의 소설을 읽는다든가, 아주 다른 분야, 예를 들면 인문서나 에세이를 읽는다든가. 


  그렇게 하는데도 집중을 못하고 머리가 제멋대로 원고 문제를 붙잡고 있을 때가 있는데, 그때 내가 찾는 곳이 지난 작품들의 리뷰 창이다. 


  데뷔했을 때부터 바로 이전까지 내가 출간한 작품은 총 7작(시리즈는 1작으로 분류, 권수로는 9권)이다. 직장 생활을 하며 작품활동을 했기에 연재 없이 모두 단행본 e-book으로 출간했다. 현재 이 작품들은 여러 플랫폼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교보문고, 리디북스, 예스24, 알라딘 등등 웹소설 e-book을 판매하는 플랫폼들이다. 


  내 작품이지만 어떤 작품이 어느 플랫폼에서 유통되고 있는지를 전부 기억할 수는 없어서. 대표적인 몇 개의 유통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필명을 검색한다. 내 작품 리스트가 뜨면 하나씩 열어 리뷰창을 확인한다. 다른 작가님들은 어떻게 하시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작품이 출간되는 당시 2~3일동안만 반응을 보고 말기 때문에 그동안 보지 못했던 리뷰들이 쌓여 있는 경우가 많다. 어제 밤이 그랬다. 



  물론 쌓여있다고 해도 고작 몇 건일 때가 대다수다. 그런데 어제 들어갔을 때 리뷰 숫자를 보고 깜짝 놀랐다. 몇개월 전에 예상치도 않았던 인세가 통장에 꽂혀서 뭐지?? 했던 적이 있는데 아마도 그때였던 것 같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판매 지수만큼 많은 리뷰가 달려 있었다. 


  순수하게 기뻤다. 대다수가 긍정적인 리뷰여서 또 기뻤다. 부정적인 리뷰도 작가로서는 기쁘다. 어쨌든 내 작품을 돈 내고 사서 시간 내고 읽어준 독자분들이기에. 리뷰를 하나하나 꼼꼼하게 읽는 시간이 내내 즐겁고 감사했다. 


  책을 사서 읽고 리뷰를 단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안다. 실제로 판매부수와 리뷰 수를 비교하면 리뷰 수가 절대적으로 적다. 당장 나부터 돈을 내서 사고 시간 내서 읽지만 리뷰를 달지 않는 독자라서.(내가 리뷰 읽을 때 기분을 생각하면 달아드려야 하는데... 참 이게, 정말 어렵다.)


  어쨌든 이렇게 리뷰를 읽다 보면 용기를 얻는다. 그래, 이 기분에 글 쓰지. 출간하지. 그렇게 머리가 더 팽팽 신나게 굴러간다. 막혔던 흐름이 뻥, 시원하게 뚫리기도 한다.


  그래서 또 쓴다. 이 초고를 출판사에 넘기고 교정을 거치고, 다시 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지겹게 수정하고 마지막 퇴고를 거치고 나면. 읽어볼까? 하고 돈과 시간을 내어주시는 분들이 기분 좋게 리뷰를 달게 될 그 순간을 상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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