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스텔 Feb 26. 2023

왜 쓰고 싶을까

무엇을 쓰고 싶은 것일까

글 쓰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소위 말하는 '글밥'으로 먹고사는 사람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바랐던 적이 있다. 대단한 글을 써내지는 못하더라도 내가 쓰는 글이 누군가에게 가닿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기도 했었다. 내 글이 곧 내 생계가 되고 나의 업이 되고 나의 모든 것이 될 수 있다면.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어쩌면 지금도 바라고 있는지 모른다.


언젠가 읽었던 책에 이런 말이 있었다. 많이 읽는 사람은 언젠가 쓰게 되어 있다고. 이 문장을 오래 되새기면서 간직했다. 그러면서도 많이 읽는다고 다 쓰는 사람이 되나, 아닌 사람도 있지 하면서 코웃음을 치고 말았다. 나는 평생 쓰는 사람은 될 수 없을 것 같아서 부러움, 질투와 같은 못생긴 감정을 숨기려고 냉소를 택했다. 결국 지금 나는 글을 쓰고 있다. 글밥으로 먹고살 수는 없대도, 많은 사람에게 가닿지는 않더라도 그냥 쓰고 있다. 쓰고 싶으면 쓰면 되는데, 꼭 업으로 삼아야만 쓸 수 있는 건 아닌데 왜 쓸 수 없을 거라고 스스로 한계를 정해버렸을까.

그야, 잘 못 쓰는 글을 밖으로 꺼내놓는 건 너무 부끄럽고 무서워서, 혹은 수치스럽기도 해서. 불특정다수의 사람들이 내가 토해내는 문장들을 읽으면서 어떻게 여길지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어 두려웠기 때문에 쓸 수 없는 사람이라고 여겨버린 것이겠지.


그런데 지금은 어떻게 쓰고 있는 걸까.

부끄럽고 무섭고 수치스럽고 두려운 마음이 사라진 것도 아닌데. 이런 것들보다 쓰고 싶은 욕망이 더 간절해졌던가.


쓰고자 하는 욕망이 있음을 인정했고 무모하게 쓰고 있지만 무엇을 쓰고 싶은지, 나의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지는 여전히 희미하다. 내 글쓰기는 아직도 어설프기만 할 뿐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 우정과 애정은 어떻게 구분하는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