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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유정 Jul 24. 2023

누가 뭐라든 제가 이상하다고 느끼면 쓰겠습니다.

프롤로그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의 주인공 연정인(임수정)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 나름의 불의(?)를 보면 참을 수가 없어서 툭하고 입으로 뱉어버리는 것과 이것저것 이상하고 불편하다고 생각하다는 것.


내가 이상하다고 느끼는 것에 대해서 쓰는 걸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었는데, 생각보다 내가 스스로 이상하다고 생각하던 게 너무 많아서 이걸 엮어봐도 괜찮겠다 싶어서 일단, 시작해 본다.


얼마 전에 10년을 넘게 키우던 고양이 구름이가 세상을 떠났다. 아주 친한 지인이거나 구름이의 존재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솔직하게 구름이가 죽어서 약속을 미뤄야겠다고 전했다. 또 잘 모르거나 이해하지 못할 것 같은 사람들에게는 집안에 상을 당했다고 했다. 


여기서 문제는 10년 넘게 키우던 고양이 구름이는 내게 가족 이상이었고 소울메이트였다는 걸 대부분 아는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전했는데, 그중 한 명의 대답이 이상하게 돌아왔다. 


"이제 아이 생기겠다. 구름이가 자식 같은 존재였잖아."


이건 뭔 개소린가. 아이가 생기는 것과 구름이가 죽은 게 도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내가 시험관 준비를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지인이었기에 좋은 의미로 그런 이야기를 했다는 건 안다. 


"이런 말 하기 미안한데,"하고 이야기를 시작하고 한 얘기가 저건데, 미안한 얘기인지 알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미안한지 알면 꺼내지 말아야 할 얘긴지 모르는 걸까? 


다른 사람의 상황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얘기할 필요도 없겠지만 그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한다면 최소한 미안한데, 라고 보태야 하는 말은 하지 않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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