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율 Jan 24. 2024

브랜딩 알기 전에, 기획부터 알고 가자

결국, 브랜딩은 기획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브랜딩]이 궁금해서 들어오셨을 겁니다. 혹은 [브랜딩]과 [마케팅]의 차이가 궁금하셨겠지요. 잘 찾아오셨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먼저 알고 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기획입니다.

그렇습니다. 기획입니다.



브랜딩 디렉터로 알려진 황부영 저자는 <마케터의 생각법>이라는 책을 쓴 저자이기도 합니다. 브랜딩을 더 깊이 알고 싶은 분들은 이 책을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내공이 쌓인 고수가 마케팅 업계의 지식을 가감 없이 푸는 듯합니다.



제가 뜬금없이 이 책을 거론한 이유는 다름 아닌 목차 때문입니다. 이 책은 ‘기획 - 전략 - 마케팅 - 브랜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마치 브랜드를 알기 위해서는 각각의 단계를 잘 밟아나가야 한다는 것처럼 들리죠.



그래서 브랜딩에 대해 본격적으로 설명하기 전에 기획부터 확실하게 설명하고 가려합니다. 이 글에서 저는 기획을 2가지로 구분하겠습니다. 저만의 분류이니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1) 주어진 상황에서 대안을 도출하려는 발산적 기획

2) 대안 중에서 해결책으로 좁혀가는 수렴적 기획




첫 번째 기획의 형태, 발산적 기획


‘발산적 기획’은 실무에서 ‘아이데이션‘이라는 용어로 통합니다. 기존의 것을 넘어서는 아이디어를 뽑아내기 위해 다양한 아이데이션 기법들이 사용되기도 하죠.



대표적으로는 상위 개념을 중심으로 여러 하위 개념으로 확산해 가는 ‘브레인스토밍 기법’과 특정 시간 내에 뇌 속의 정보를 모조리 드러내는 ‘브레인 덤프’ 등 이외에도 많은 발산의 방법들이 있습니다.



발산적 기획은 아이디어를 마구마구 도출하려는 과정입니다. 이때, 고정관념이 새로운 생각을 발굴하는 데 도움이 되곤 합니다. 기존의 당연하던 생각이, 반대로 아이디어의 돌파구가 되기 때문이죠.


초코파이 <정> 캠페인을 총괄한 1세대 광고인 이용찬 님은 <노자 마케팅>에서 고정관념에 대해 언급하신 적이 있습니다.


문제를 만났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그 문제를 어떤 말로 규정하는지, 말에 어떤 고정관념이 숨어있는지 찾는 것이다. 고정관념은 문제의 본질을 가리는 어둠의 장막과 같다.
<노자마케팅> 중



아마 이용찬 저자도 고정관념이 발산적 기획의 열쇠가 된다는 걸 알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두 번째 기획의 형태, 수렴적 기획


‘수렴적 기획’은 주어진 정보를 근거로 정합한 답안을 산출하는 형태의 기획입니다.



이 과정에서는 발산적 기획을 통해 마구 던져진 여러 대안 중에서 유효한 ‘맥락’을 선택해 자신만의 ‘결론’을 세우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수렴적 기획력이 부족한 경우 결론을 향해 다가가지 못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뜻입니다. 핵심을 쫓아가지 못해, 회의의 방향에서 벗어나는 의견을 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 진행한 회의의 흐름대로라면 이젠 로미오 얘기를 해야 하는데, 이몽룡 얘기를 새로 꺼내는 식이죠.


로미오 얘기를 하랬더니 왜 이몽룡 얘기를 해!!!  (회의 30분 순삭)


어쩌면 이런 분들은 발산적 기획력이 워낙 강해, 수렴의 단계로 쉽사리 전환하지 못하는 걸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기획 실무자로서 수렴적 기획력은 정말 중요한 덕목입니다.



수렴적 기획은 크게 보면 단순합니다. 여러 현상으로 드러나는 복잡한 문제도 ‘하나의 핵심 문제점’으로 설명하는 논리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고의 과정은 그리 단순하지 않겠지만요.



기획의 형태를 구분하자


정리해 보겠습니다.

앞서 저는 기획을 두 가지로 분류했습니다. 새로운 생각을 방출하는 발산적 기획알맞은 결론을 산출하는 수렴적 기획입니다.



발산적 기획이 ‘틀 깨기’라면, 수렴적 기획은 ‘틀 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아이디어를 위해 틀을 깨야 하고, 또 다른 하나는 결론에 맞는 틀을 짜야하는 것입니다.



아시겠지만, 두 가지 기획의 우열을 정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때에 따라 쓰이는 기획의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죠. 더불어, 발산과 수렴이 동시에 요구되는 고도의 기획이 필요한 경우도 있어요.



브랜딩은 두 가지 형태의 기획을 적절히 활용하여 브랜드의 맥락을 만드는 일입니다. 고로 상황에 맞게 필요한 기획의 방식을 인지하고, 적절히 중용하는 것이 현명한 기획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 브런치에서는 제가 공부하고 연구한 브랜딩에 대해서 말씀드릴 기회가 꽤 많을 것 같습니다. 브랜딩과 기획에 대해서 더 궁금하신 분들은 다음 편을 기다려 주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