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율 Feb 03. 2024

브랜드 비전을 도출하는 구체적인 방법 2가지

케빈 켈러와 데이비드 아커의 브랜드 비전에 대해서

저번 글에서 브랜드 비전과 미션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혹 이런 생각을 하신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브랜드 비전이 듣기에는 좋은데, 좀 허무한 생각이 들어요”

“많은 기업들이 공허한 비전을 내세우던데 꼭 필요한가요?”

“저는 좀 현실주의자라, 꿈을 꾸자는 취지에 쉽게 동의가 안 되네요”


브랜드 비전과 미션은 브랜드가 나아갈 방향을 명확히 제시합니다. 홍성태 교수님은 <브랜드로 남는다는 것>에서 북극성을 비유로 들면서 비전을 설명하기도 하셨어요. 참 좋은 비유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준점이 될 만한 지형이 없는 사막에서는 북극성을 보며 방향을 잡는다. (중략) 비전의 역할은 조직의 역량을 결집할 초점을 갖자는 것이다.
홍성태, <브랜드로 남는다는 것>



물론 많은 기업들이 아름다운 미사여구로 치장한 비전을 내세운다는 것에 백번 동의합니다. 노자 선생님께서도 말씀하셨듯, 믿음직한 말은 아름답지 않고, 아름다운 말은 미덥지 않죠. 브랜드 비전을 꼭 아름답게 만들어야 하는 걸까? 저는 꼭 그렇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용도가 아니라, 브랜드가 존재하는 목적이 진실되게,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다면 많은 이점들이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이 글의 끝에 가서는 ‘인터널 브랜딩‘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내부 브랜딩에 대해서도 살짝 말씀드리려 합니다.



브랜드 비전 도출 방법 1.

케빈 켈러 교수의 방법


브랜드 비전을 도출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책 <디스 이즈 브랜딩>에서 김지헌 교수님이 잘 정리해 두신 2가지 방법을 참고하여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첫 번째는 브랜드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인 케빈 켈러 교수가 주장한 ‘브랜드 만트라’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브랜드 만트라는 브랜드의 기능과 서술적 수식어, 감정적 수식어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사실 많은 분들이 이론적인 내용까지 이해해 가며, 이를 적용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고요. ‘브랜드 만트라는 3-5개 구절로 정리해 놓은 브랜드의 본질이다‘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쉽게 말해, 켈러의 주장은 브랜드 비전을 좀 더 자세하게 서술해 보자는 겁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라고, 제가 생생한 사례를 들고 왔습니다.


2020년 인사동 <경양카츠>에서 만난 메뉴판

인사동에 위치한 <경양카츠>에 방문했다가, 메뉴판을 펼쳐 들고, 한 5분 동안 감상에 빠진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정리해 두니, 이 작은 돈카츠 집의 브랜드 비전이 무엇인지 저는 생생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좋은 돈카츠를 통해 손님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

<경양카츠>의 비전 한 줄에 스토리가 더해지니, 이전보다 <경양카츠>가 한결 더 친근해진 느낌이었습니다.



이렇듯 음식점을 운영하신다면 메뉴판에 공유하는 것도 좋고, 온라인 쇼핑몰이라면 박스 상자여도 좋습니다. 고객 접점 혹은 직원들의 시선이 가장 자주 머무르는 곳에 브랜드 만트라를 공유해 보세요.




브랜드 비전 도출 방법 2.

데이비드 아커 교수의 방법


두 번째는 앞서 소개한 켈리 교수와 마찬가지로 브랜드 경영에 관한 세계 최고 권위자인 데이비드 아커 교수의 방법입니다. 그는 브랜드 비전이 ‘브랜드 에센스’, ‘핵심 비전’, ‘확장 비전’ 3가지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합니다.



위 브랜드 비전의 3가지 요소를 도출하고, 이를 서로 분류하기 위한 단계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시장 환경과 자사의 비즈니스 전략을 면밀히 분석한다.


2) 기업이 향후 가지고 싶은 브랜드 연상 50-100개 정도 나열한다.


3) 유사한 연상들끼리 묶고 분류한다.


4) 우선순위를 고려하여 2-5개의 경쟁 브랜드와 차별화된 핵심 연상들을 핵심 비전으로 분류한다.


5)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은 나머지 연상을 확장 비전으로 분류한다.


6) 핵심 비전들을 함축하는 키워드를 브랜드 에센스로 정의한다.


7) 도출한 브랜드 비전을 바탕으로 소비자들과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포지셔닝 메시지(브랜드 슬로건)를 만든다.




결국에는

인터널 브랜딩으로 귀결된다


브랜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면, 인터널 브랜딩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먼저 내부 구성원이 브랜드에 공감해야, 외부 고객도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거겠죠.



브랜드 비전도 마찬가지로 외부보다는 내부를 위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의 일이 사람들에게 어떤 혜택과 가치를 제공하는 것인지 내부에서 먼저 정리가 되어야, 브랜드의 구성원이 한 마음 한 뜻으로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테니까요.



명확한 방향성 아래 구성원들은 각자의 업무에 있어서 브랜드 비전에 맞는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불필요하게 물어보고, 의논할 것 없이 말이죠.   



앞서 소개한 켈러와 아커 교수의 방식이 아니더라도, 우리 브랜드에 가장 어울리는 비전 도출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해 보는 것도 인터널 브랜딩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것이 브랜딩이라면, 권위자의 방법을 쫓아가는 것이 꼭 정답은 아니겠죠.



그럼 오늘 내용도 3줄 정리하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1️⃣ 브랜드 비전은 어두운 사막에서 나침반이 되어주는 북극성과 같다.

2️⃣ 브랜드 비전을 도출하는 방법에는 브랜드 만트라와 브랜드가 가지고 싶은 연상을 분류하는 방법이 있다.

3️⃣ 브랜드 비전은 결국 인터널 브랜딩을 위해서다.

작가의 이전글 브랜드 전략은 사기꾼들이 외치는 말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