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건너온 장난감이 예비 엄마에게 건네는 위로
안녕? 우리 소개를 하기 전에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부터 알려줄게.
여기는 엄마와 아빠가 잠드는 포근한 큰 방이란다.
그 방 한쪽, 햇살이 잘 드는 투명한 서랍 안이
바로 나와 내 친구가 살고 있는 집이야.
우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할머니 집에 아주 오랫동안 머물러 있었어.
사실 우리는 네 엄마가 너만 한 꼬마였을 때,
손때 묻히며 함께 놀던 장난감 친구들이란다.
먼저 내 소개를 할게. 나는 노란 카메라야.
엄마는 어린 시절, 어디를 가든 나를 꼭 목에 걸고 다니며 “찰칵! 찰칵!” 소리를 내곤 했어.
요즘처럼 찍자마자 바로 볼 수 있는 카메라는 아니었지만 말이야.
필름을 넣고 사진관 아저씨에게 맡겨야
며칠 뒤에야 겨우 사진을 만날 수 있었지.
사실 내 안에 필름이 없던 날이 더 많았단다.
그래도 엄마는 나를 들고 세상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늘 즐거워했어.
그래서 내 마음속에는 엄마가 바라보던 맑은 풍경과 그리운 친구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단다.
이제 내 친구를 소개할게.
“안녕? 반가워.
나는 노란 망원경이야.”
이 친구는 주로 산이나 넓은 들판에서 활약했어.
멀리 있는 풍경을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을 때, 사람들은 이 친구를 찾았지.
네 엄마도 소풍을 갈 때마다 이 친구를 꼭 챙겼단다.
동그란 렌즈에 두 눈을 대고 멀리 있는 건물, 푸른 산, 그리고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들을 바라보며 꿈을 꾸곤 했어.
그러다 할머니 집 다락방에서 긴 잠을 자던 우리를, 어느 날 엄마가 다시 깨워 주었단다.
먼지를 털어내고 엄마의 손길이 닿는 순간, 우리는 정말 행복했어.
엄마의 새집으로 와 보니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예쁜 방이 있더구나.
우리는 그 방을 보고 금세 알아차렸지.
아, 이제 곧 새로운 친구가 우리를 찾아오겠구나!
“너도 무럭무럭 자라면, 네 엄마처럼 우리와 함께 놀아줄까?”
우리는 매일 밤 그런 설레는 상상을 하며 서랍 속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단다.
우리의 이야기는, 네 부드러운 손끝이
우리에게 닿는 그 순간
다시 시작될 거야.
어서 와, 우리들의 작은 친구야.
[작가의 말]
어린 시절 제가 갖고 놀던 장난감을 친정엄마에게서 받고 이 동화를 쓰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옛날에 쓰던 물건을 아이에게 소개하며 함께 놀아보면 어떨까요? 엄마의 추억이 아이의 새로운 장난감이 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