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엄마학교'라는 이름의 안전기지가 필요한 이유
[강의 안내]
부모가 되는 법은,
왜 늘 개인이 혼자 공부해야 할 몫이었을까요.
오늘은 ‘엄마학교’의 여섯 번째 시간으로,
임신 중기를 지나며
몸의 변화보다 더 크게 찾아온
‘제도적 공백’의 감정을 들여다봅니다.
정보는 넘쳐나지만
책도, 유튜브도, 커뮤니티도
왜 늘 개인의 몫이었는지 생각해 봅니다.
‘엄마학교’라는 개념이
왜 필요하다고 느끼게 되었는지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입덧이라는 터널을 겨우 빠져나왔을 때, 나를 기다리고 있는 건 더 큰 막막함이었다. 누구도 내게 부모가 되는 법을 가르쳐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는 정보가 넘쳐났지만, 무엇이 맞는지 구분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서점에 가서 관련 서적을 찾아봤고, 그중 나에게 맞는 책을 골라냈다.
잡지처럼 두껍고 큼지막한 책이었는데, 임신부터 만 2세까지 육아 과정이 자세히 담겨 있었다. 주수에 맞춰 읽을 거라는 생각에 자신 있게 구매했지만, 한편으론 이런 생각이 스쳤다.
모두가 나처럼 두꺼운 책을 다 읽고 공부할 여유도 의지도 있지 않을 텐데.
국가의 시스템은 왜 개인이 이런 수고를 하게끔 만드는 걸까 생각하며 임신 중기를 맞이했다.
유튜브로는 의사들이 추천하는 육아템과 사용을 권하지 않는 물건들을 찾아보았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을 개인이 직접 검색하고 찾아다녀야 한다는 점이 늘 아쉬웠다. 국가 기관에서 임신·출산·육아를 체계적으로 가르쳐주는 곳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말 그대로 ‘엄마학교’가 있었으면 했다.
모유수유, 기저귀 갈기, 속싸개 싸기 같은 기초적인 것들은 산부인과 산모교실이나 부부교실에서 일회성으로 배울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사는 지역에는 이런 교육을 하는 기관이 따로 없었고 보건소에서 이유식 강의 문자만 올 뿐이었다. 몇몇 대도시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 듯했지만, 중소도시는 상황이 비슷하거나 더 열악할 것이라 짐작했다.
출산 지원금, 각종 수당 같은 제도는 이미 잘 갖춰져 있다.
하지만 정말 필요한 건 부모가 되는 법을 배우는 교육이 아닐까 한다.
산부인과에서 안내해 준 임산부 전용 앱에는 부모들이 서로 묻고 답하는 글이 올라왔는데, 병원에 물어봐야 할 질문들을 커뮤니티에 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 글들을 볼 때마다 이런 안타까움이 들었다.
‘부모로서 준비가 충분하지 않구나.’
그래서 전국적으로 동일한 수준의 교육이 마련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계속해왔다. 중앙정부가 기본 매뉴얼을 만들고, 지자체가 그 지역에 맞는 수준으로 교육을 운영하면 어떨까. 지역 전문가들이 교육자가 되고, 아기용품 기업들이 후원해 기저귀 갈기, 분유 타기 같은 실습을 무료로 제공한다면, 부모는 배우고 기업은 홍보가 되는 상생 구조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정보 탐색의 불편함에서 끝나지 않는다.
사각지대의 임산부 현실은 더 절실하다. 집이나 화장실, 공공장소에서 아기를 낳고 키울 수 없어 베이비박스에 두고 가는 일들이 실제로 일어난다. 만약 이들에게도 교육의 기회가 주어졌다면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더 나아가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부터 이런 교육이 이뤄진다면, 사회 전체가 부모로서 책임감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기 유기 같은 비극이나 가정 갈등도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누구나 준비를 하고 교육을 받고 부모가 된다면 참 쉬울 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부모로서의 자격 갖추기는 이제 더는 개인의 몫이 아니라
국가가 함께 나서야 할 일 아닐까.
[에필로그: 작가의 질문]
여러분은 부모가 되기 전, 이런 막막함을 어디에서 달래셨나요?
예비 부모에게 정말 필요한 교육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엄마학교 수업 일지]
● 이번 시간에 알게 된 것
부모가 되는 일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배울 수 있는 구조의 문제일지도 모른다는 것.
● 다음 수업 예고
엄마학교 쉬는 시간: 엄마가 잊고 살았던 노란 꿈으로 이어집니다.
매주 화,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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