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 벗어나지 못해도 괜찮을 수도
초겨울
날씨의 경계가 흐릿해진 11월,
가을이라 부르기도
초겨울이라 부르기도 애매한
춥고 시원한 날씨
더 늦어지기 전에 떠난,
낭만 없는 여행
아, 어쩌면
낭만을 찾으러 떠난 걸 수도 있다.
낭만 : 현실에 매이지 않고 감상적이고 이상적으로 사물을 대하는 태도나 심리. 또는 그런 분위기
바쁘디 바쁜 현대사회,
현대인 중 하나인 나는 현실에 매일 수밖에 없지만,
마음의 조그만 한편엔 현실에서 벗어나
낭만을 찾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을 수도.
하지만
현실에 치이며 간 여행이라 그런지
낭만은 찾지 못했고
나의 현실을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여행을 가는 이유는 다 다르겠지만,
현실에 치여, 현실을 피해서 간 여행에서는
그 현실을 모두 멀리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고
그로 인해 한발 떨어져서 나의 현실을 볼 수 있었기에
낭만이 아닌 더 많은 현실을 바라보고 온 것에 대해
아쉬워하지 않기로 했다.
현실을 바라보며 현실을 위해
현실적으로 생각한 여행,
때로는 낭만과 감성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현실이 먼저 보인다면
보이는 현실을 먼저 다독여주고 도와주고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낭만을 만나보기.
이번 11월에게 받은 선물,
오늘의 현실이 있었기에
내일의 밑거름이 되었고,
현실적으로 생각하고 고민했기에
미래의 내가 걸어갈 길이 단단해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