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똑같은 또 한 사람이 있었다

by We Young

나의 아버지는 일란성 쌍둥이였다.

아버지와 똑같이 생긴 형제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묘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건 꽤 나이를 먹은 뒤였다.

왜냐하면 아버지는 한 번도 스스로 쌍둥이라는 이야기를 꺼내신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릴 때 명절이면 큰아버지 대신 사촌형만 혼자 왔다. “큰아버지는 몸이 안 좋다”라는 말만 들었을 뿐, 나는 그분을 단 한 번도 뵙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사촌형과 통화 중에 휴대폰 너머로 들린 목소리가 우리 아버지와 똑같았다.


“ㅇㅇ형, 우리 아버지랑 통화했어요?”

“아니, 우리 아버지랑 했는데.”

“근데 목소리가 우리 아버지랑 똑같아요!”

“그게 무슨 소리야? 두 분이 쌍둥이잖아.”


그제서야 나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았다.

왜 아버지는 내가 30이 넘도록 이 이야기를 하지 않으셨을까?

나중에야 알았지만, 옛날에는 쌍둥이를 부끄럽게 여기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쌍둥이는 운명도 비슷하다고 하지 않나.

아버지는 교통사고로 크게 다친 적이 있었는데, 큰아버지도 비슷하게 교통사고로 고생하셨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하지만 결국 두 분의 삶은 크게 달라졌다.

큰아버지는 술과 담배로 건강을 잃었고, 아버지보다 훨씬 일찍 세상을 떠나셨다.

화장터에서 아버지와 똑같은 얼굴이 한 줌의 재로 변하는 것을 본 순간, 설명할 수 없는 감정에 사로잡혔다.


반대로 아버지는 80이 넘도록 손주들이 크는 것을 보면서 평온히 살다 가셨다.




그 차이는 어디서 온 걸까?

나는 결국 ‘의식’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는 교회를 다니셨다.

비록 매일 막노동판에서 일을 하셨지만, 술·담배에 빠지지 않았고,

교회 사람들과 교류하며 삶의 태도도 달라졌다.

만약 아버지가 교회에 발을 들이지 않았다면,

아버지도 술·담배로 건강을 잃고 짧은 생을 마쳤을지도 모른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종교를 권하는 것이 아니다.

인생을 바꾸는 건 어떤 ‘의식 세계’를 갖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기독교든 불교든, 혹은 철학이든 상관없다.

결국 생각이 달라지면 생활이 달라지고, 생활이 달라지면 운명까지 달라진다.


아버지의 삶을 돌아보며 나는 이렇게 결론 내린다.

“아버지, 그때 그 선택… 잘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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