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아들 막내 총각의 결혼 상담기

by We Young

나는 전문 상담가는 아니다. 다만 예전에 상담 심리학을 약간 공부한 적도 있고 해서, 가끔 상담을 하곤 한다.

어느 날 한 청년을 만나게 되었다.


30대 중반, 성실해 보이는 인상에 말투도 점잖았다.

겉모습만 보면 지금 당장이라도 결혼해도 손색없는 청년이었다.


그는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선생님, 저… 결혼을 하고 싶은데 쉽지가 않습니다.”


나는 평소처럼 가족 관계부터 물어보았다.

“가족은 어떻게 되죠?”

“부모님은 근처에 따로 사시고, 시집간 누나가 네 명 있습니다.”


순간, 나는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아… 오늘 상담은 길어지겠구나. 이건 초보 난이도가 아니지.)


외아들 막내 + 누나 넷.

이건 단순한 가족 구성이 아니라, 결혼의 난이도를 한껏 끌어올리는 조합이다.


여자 입장에서 시누이는 시어머니와 다를 바 없다. 그런데 그게 무려 네 명이라니.

쉽게 말해, 결혼과 동시에 ‘네 명의 시어머니 패키지’를 풀옵션으로 받는 셈이다.


나는 슬쩍 물었다.

“앞으로 제사나 명절은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요?”

“아마도 제가 다 해야겠죠. 지금까지는 누나들이 다 해왔습니다.”

알고 봤더니 부모님 뿐만 아니라 누나들도 가까이 살면서 명절도 다 챙기고 있었다.

가족 관계가 엄청 돈독했다.


나는 다시 한번 확인을 했다.

“그럼 앞으로는 아내 될 분이 그 일을 도맡아야겠네요?”

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네, 그런데 누나들이 저를 지금까지 정말 사랑했으니까, 아내 될 사람에게도 잘 알려주고 도와줄 거라고 믿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그의 머릿속 풍경을 엿본 듯했다.

아마도 그는 명절마다 네 명의 누나가 한자리에 모여 웃으면서 제사상 차리는 법을 친절하게 가르쳐주고, 새로운 식구를 따뜻하게 맞이하는 장면을 상상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 장면이 ‘사랑의 멘토링’으로 끝나지 않는다.

조금만 삐끗하면, 그건 곧 잔소리 4중창으로 변주되기 마련이다.


많은 남자들이 결혼을 준비하면서 비슷한 착각에 빠진다.

‘내 아내와 시댁이 아름다운 관계를 맺으며 서로 도와주고 웃으면서 지낼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런 이상적인 관계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아내와 시댁 사이에는 본질적으로 ‘거리’와 ‘경계’가 있다.

그걸 억지로 없애려 하거나, ‘아름답게만 흘러가리라’ 기대하는 순간 오히려 더 큰 갈등이 생긴다.


결혼은 두 사람이 사랑으로 시작하지만, 동시에 두 집안이 얽히는 일이다.

남편이라면 아내가 시댁과 천생연분처럼 지낼 거라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그 대신, 그 사이에서 현실적인 균형을 맞추고 지켜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나는 청년에게 마지막으로 이렇게 정리해 주었다.

“청년, 결혼은 환상으로 하는 게 아닙니다.

환상에서 깨어나야 사랑도 지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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