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유난히 망가지고 싶은 날이 있다. 그 어떠한 위로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 날. 모든 게 내 잘못 같고,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고통 속에서 차라리 사라지고 싶다고 느끼는. 그런 날이면 따분한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단, 그저 묵묵히 곁을 지켜주는, 아무 말 없이 안아주며 괜찮다고, 애썼다고 한마디 속삭여 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겉으론 아무도 믿을 수 없다며 혼자 고립되어 아프려고 하지만, 사실 속마음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 외려 유랑하는 마음에도 정착지가 필요하다. 그러니 혼자 고립되려 하기보단, 조금의 용기를 내어 내가 사랑받고 싶었음을 인정할 것. 이는 곧 당신이 사람에 대한 정이 많은 따뜻한 사람임을 인정하는 과정이므로.
“아마 같은 상처를 받는 일이 다시 되풀이될까 두려웠을 테지. 그래서 이도 저도 못 하고 정처 없이 떠도는 마음으로 견뎌내고 있었을 테지. 그러나 사실은 어딘가 기댄 채 목놓아 울고 싶었다는 것을 이젠 안다.”